“학교 관계자들은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

숨진 학생이 초등학교 졸업 파티에서 상장과 졸업장을 들고 축하 받고 있는 모습. 사진=피해 가족 제공

숨진 학생이 초등학교 졸업 파티에서 상장과 졸업장을 들고 축하 받고 있는 모습. 사진=피해 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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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학교 측이 문제 해결은커녕 책임을 우리 쪽에 떠넘기고, 가해자 학부모는 숨진 아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다” 금쪽같은 아들을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부모의 분노는 여전히 뜨거웠다.


지난 3일 전남 영광의 한 대안중학교에 다니던 김 모(14) 군은 스트레스와 급성췌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날은 엄마의 생일날이었다.

김 군은 학교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성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며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의 대응은 미온에 그쳤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분리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사건이 접수된 이후 일주일 동안 가해 학생들은 버젓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나갔다. 오히려 피해 학생은 그로 인한 두려움으로 등교하지 못했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25일 김 군의 부모 A 씨는 아시아경제를 통해 “아들이 끔찍한 일을 겪고 고통 속에 숨졌는데, 학교 관계자들은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며 아픔을 호소했다.


A 씨는 “평소 건강했던 아들을 학교는 마치 건강에 문제가 있던 아이인 것처럼 교육청과 경찰에 진실을 왜곡시켰다”며 “아들은 최근 병원 건강검진에서 몸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던 아이였다”고 병원 소견서를 보여줬다.


김 군의 부모 A 씨가 제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숨진 학생은 지난 4월 6일 건강검진을 통해 췌장, 담낭벽, 비장종대 등 모든 기관이 이상소견 없음’으로 판명받은 상태였다.


지난 21일 담당 의사는 “숨진 아이의 췌장염은 복부 초음파 소견을 참고했을 때, 급성 췌장염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서를 발급했다.

담당의사는 췌장, 담낭벽, 비장종대 등 모든 기관이 이상소견 없다는 소견서를 발급했다. 사진=피해 가족 제공

담당의사는 췌장, 담낭벽, 비장종대 등 모든 기관이 이상소견 없다는 소견서를 발급했다. 사진=피해 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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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의사가 ‘복부 초음파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소견서까지 발급해줬다”며 “그런데도 학교는 건강한 아들을 지병을 앓고 있던 아이로 둔갑시켜 교육청과 경찰뿐 아니라 일부 언론에도 흘려 우리 아이를 두 번 죽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 중 한 명이 피해자인 아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고 있다”며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목숨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설치된 대책본부에 대해서도 A 씨는 “애초 대책본부를 구성할 때도 전체 위원 15명 중 우리가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은 2명뿐이었다. 그중에는 지난 학폭위에서 문제 행동을 했던 위원이 포함된 상태였다”며 “이에 우리는 공정성과 형평성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었고, 그제야 교육지원청은 문제 위원을 빼고 추천위원을 3명으로 늘려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일날 아들을 하늘로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을 아느냐?”며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겪었고,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다”며 괴로워했다.


마지막으로 “학교 쪽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학교 관계자가 처벌받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또 가해 학생들은 전학을 시켜 다시는 다른 학생들이 이런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숨진 학생은 영광에서 대안학교를 다니다 기숙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 이에 학생 부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고, 해당 청원은 25일 오후 3시 50분 기준 15만8426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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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남도교육청과 도의회 교육위위원회는 피해 학부모 면담 후 대책본부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섰고, 경찰도 가해 학생의 성추행 여부와 사망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 중이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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