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강소기업 기술 타 업체에 넘긴 현대중공업…공정위 "'역대 최고' 과징금 9억7000만원 부과"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현대중공업이 20여년간 핵심부품 국산화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하도급 업체로에게 강압적으로 기술자료를 받아 다른 하도급 업체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피스톤 생산을 이원화해 납품단가를 10% 이상 낮추고 결국엔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7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은 2018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됐다. 이번 조치는 최대 과징금 상향 이후 첫 사례로 역대 최고 과징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했고, 이 엔진에 사용되는 피스톤을 A 하도급 업체와 협력해 2005년 국산화했다. A사는 1975년 설립된 엔진과 철도기관차, 발전소 엔진 분야 전문 기업으로 독일의 말레, 콜벤슈미트와 함께 세계 피스톤 3대 메이커 중 하나다. A사는 일본수출규제에 대응해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 피스톤 국산화 이후 2016년 말까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A사로부터만 피스톤을 공급 받아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자사 비용절감을 위해 제3업체인 B사에게 피스톤 견적을 요청하고 실사를 진행해 미비점을 발견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A사의 기술자료를 B사에 제공했다.
현대중공업은 B사에 제공된 자료는 사양을 재배열한 것에 불과하며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B사에 제공된 기술자료들에는 사양 이외에 A사의 공정순서와 품질 관리를 위한 공정관리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A사의 기술자료 제공 받은 B사와 이원화를 진행했고, 이원화 완료 이후에는 A사에게 압력을 가해 3개월 동안 단가를 약 11% 인하했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이원화 이후 1년 내에 A사와 거래를 끊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의 정당한 사유없는 기술자료 요구 행위와 기술자료 요구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 등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문종숙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과징금 기준금액이 상향된 2018년 10월 신과징금 고시에 근거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된 첫 번째 사례"라며 "이러한 조치는 사업자들에게 경각심을 줘 기술자료 유용행위 근절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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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정위는 이미 지난해 10월 동일한 사안에 대해 검찰총장의 요청에 따라 법인 및 임직원을 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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