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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암울한 韓 청년…적극적 노동시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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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50-3-1의 법칙' '취른이' '삼일절'이라는 신조어를 아시나요."


50-3-1의 법칙은 취업 서류를 50개 넣어야 최종 면접에 세 번 올라가고 한 곳에 합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취른이는 취린이(취업 준비하는 어린이)가 파생된 말로 구직난에 졸업도 미루고 스펙 쌓기에 매달렸지만 취업은 못하고 나이만 먹어간다는 취업을 준비하는 어른을 일컫는다. 또 삼일절은 31살을 넘으면 절대 취업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들 신조어 모두 차가운 고용현실에 느끼는 절망감이 반영돼 씁쓸하기만 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OECD 국가 청년고용지표'를 보면 주요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10년간 개선된 반면 한국은 암울하다 못해 참담하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청년(15~29세) 실업자 수가 2008년에 비해 13.9% 감소한 반면 한국의 청년실업자는 28.3% 증가했다. 이로 인해 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청년실업률 순위는 11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지며 OECD 주요국과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더욱이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실업률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특히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7%에 육박하며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기준 청년실업률이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실업률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유독 심각하게 악화된 것은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일자리 위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큰 탓으로 보인다.


지난달 산업별 취업자 수를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전년 동기 대비 18만6000명 줄어 감소세가 지속됐다. 도매 및 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도 각각 17만6000명, 8만9000명 줄었다. 이들 업종은 청년들이 많이 취업하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비중이 높은 특성이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채용계획이 축소ㆍ연기된 것도 큰 타격일 것이다. 일을 할 수 있는 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가 20대(9만1000명ㆍ28.1%)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동향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전반적으로 4월을 저점으로 코로나19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기는 하나 국내외 방역 등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다른 연령층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청년층의 고용 회복이 더딘 점이 마음 아프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현재 취업성공패키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의 대책을 통해 청년층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 보릿고개'를 견디게 해주는 한시적인 단발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의원들은 앞다퉈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높은 청년 실업률, 학자금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지원 3법'을 대표 발의한다고 한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한국형 '갭이어(gap year)'를 도입하는 청년기본법 개정안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청년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얼마 전 성경륭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성 이사장은 "청년은 미래 후속세대를 출산하고 키우는 세대로, 더 이상 출산 문제는 사회적 영역이 아닌 공공재 영역"이라고 말했다. 즉 정부의 더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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