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 주면, 편의점 월 순익 24% 뚝
최저임금 인상안 시뮬레이션 해보니
인건비 전체 영업이익의 70% 넘어서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하며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점주들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을 늘려 일자리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주, 알바보다 적게 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편의점이 최저임금에 따른 가맹점주 순이익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본 결과 내년 시급이 올해보다 16.4% 오른 1만원이 되면 편의점 월 평균 순이익은 올해 315만원에서 내년 239만원으로 24.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기타수입 및 비용 상승률을 1.5%로 가정한 뒤 추산한 결과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고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을 기준으로 할 때 2021년 월 평균 편의점 매출은 약 6274만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이익(판매마진)은 1882만원 수준이다. 편의점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판매 마진은 약 30%로 편의점주의 총 이익은 약 1340만원(담배광고 등 기타수입 230만원 포함) 수준이다. 임대료 등 각종 영업비 471만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월 870만원이다.
가맹점주가 평일(일 11시간)에 근무하고 주말에 쉬어 20일간 직접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인건비는 631만원(야간 및 주말 할증)에 달한다.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넘어선다. 평일 야간 9시간씩 20일을 근무한 아르바이트생의 월 수입 283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월 수입 인건비 비중을 줄이려면 평일 야간과 주말 야간에 각각 1명씩 아르바이트생 2명만 두고 나머지 시간에 점주가 직접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서울 을지로 입구 한 편의점주는 "3년간 최저임금이 32% 인상됐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어려운 상황인데 최저임금까지 또 오를 경우 점주들이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생계를 위해 편의점 한 곳만 운영하는 점주에게 더 크다. CUㆍGS25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 등 국내 4대 편의점에서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70% 수준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는 재난까지 겹쳐 매출이 반 토막났다"면서 "가족까지 동원해 주당 80시간 넘게 근무했지만, 최저임금까지 과도하게 올라가고 적자가 지속되면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예 문을 닫는 가맹점주도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계약 만기 종료 및 브랜드 이동 등의 이유가 아닌 아예 편의점 사업을 접기 위해 중도 계약 해지하는 편의점 수는 2016년 360개, 2017년 420개, 2018년 460개 등 증가 추세다.
단기 일자리 급감 우려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단기 일자리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이 그간 단기 일자리를 제공해왔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 미영업과 점주들이 근로시간을 늘리면서 일자리가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일자리를 줄이거나 폐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시간당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이 2018년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편의점에서만 아르바이트(풀타임) 일자리 4만2000개 이상이 사라졌다. 2018년보다 10.9% 오른 지난해도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비슷한 규모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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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했다. 홍성길 정책국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소비가 위축되고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과잉출점, 임대료 인상과 더불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면서 "6만여개 편의점 가운데 20%가 임건비와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적자 점포"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를 반영하고, 자영업자와 근로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2.87% 삭감(전년도 인상분) ▲주휴 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ㆍ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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