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현장 10년에 정신질환·극단선택 소방관… 法 "순직 인정"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10년 넘게 참혹한 사고 현장에 있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증상은 심해져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23년 경력 가운데 12년 가량을 구급 업무를 담당한 한 소방관의 이야기다.
유족들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순직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였다. 숨진 소방관 A씨의 부인은 "남편이 숨지기 직전 업무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김국현)는 최근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공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얻은 정신질환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러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A씨가 구급 업무를 담당하며 동료들이나 가족에게 고통을 토로했던 점이 주된 판단 근거가 됐다. 동료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승진하면서 구급 업무에서 벗어나게 돼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다시 구급 업무로 전보되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에게 눈물을 흘리며 심적인 부담감과 고통을 호소할 정도였다고 한다.
A씨는 앞선 2010년부터 수면장애, 불안, 공포 증상을 호소하면서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는 사실이 직장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2014년께부터 거의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로 인해 증상이 점점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15년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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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A씨는 6개월 만에 다시 구급 업무로 복귀돼 깊은 절망감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고, 종종 '죽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해당 정신질환 치료는 구급 업무에서 멀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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