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코로나 치료제' 구매해보니…해외직구 허점 파고든 불법의약품
국내 허가 안난 불법의약품 트리아자비린
해외직구로는 세관 무사통과
오남용·불법판매 등 가능성
직구 금지 약사법 개정안
20대 국회 종료로 폐기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러시아산 코로나 치료제 트리아자비린 판매합니다. 현지에서 구매해 보내드려요."
러시아에서 개발된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트리아자비린. 러시아 보건당국이 바이러스 복제 억제 효과를 인증했고,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입소문을 탔지만 국내에선 정식 판매허가를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외직구를 통한다면 별다른 제재 없이 트리아자비린을 구매할 수 있어 조치가 필요해보인다.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트리아자비린을 판매한다는 광고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두 코로나19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홍보한다. 실제 러시아 판매자에게 접근해 구매가 가능한가에 대해 묻자 "트리아자비린 20정을 12만원에 판매한다"면서 "최대 120정까지 구매할 수 있다. 우체국 국제특송(EMS)으로 국내로 보내주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구매 수량이 지켜지고 본인 사용 목적이라면 합법적으로 통관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말처럼 트리아자비린은 국내에선 정식 수입이나 판매가 허가된 적이 없는 의약품이지만 해외직구는 가능하다. 현행 관세법의 허점 때문이다. 관세법은 150달러(약 18만원) 이하이면서 자가사용 물품으로 인정되고 6병 혹은 3개월 이내 사용 분량에 대해서는 의약품의 통관과 관세를 면해준다. 약사법이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막고 수입은 허가를 얻어야 가능하도록 한 것과 달리, 일정 범위 내에선 해외직구를 허용하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트리아자비린 해외직구는 원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의약품의 통관 보류 요청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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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시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 같이 해외직구를 통한 의약품 수입은 오남용과 불법 판매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트리아자비린을 들여와 유통하다 잡힌 A씨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했다. 그는 올해 2월부터 러시아에서 트리아자비린을 소량씩 구입해 국내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자가치료용 등의 목적으로 식약처장 등의 인정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곤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외국산 의약품을 구매ㆍ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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