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투자금 31兆…SK바이오팜으로 몰렸다
청약증거금 30조9889억원 집계…제일모직 기록 깨고 역대 최대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다음 달 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팜의 일반청약에 30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면서 갈 곳 잃은 시중 자금의 힘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 일반 청약 결과 증거금은 총 30조9889억원으로 집계됐다. 6년 전 제일모직이 세웠던 30조649억원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됐다. SK바이오팜 일반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391만5662주였는데 총 12억6485만3070주가 신청되면서 경쟁률도 323.02대 1을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증거금 1억원을 넣은 투자자의 경우 12~13주 정도를 받게 된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 351.09대 1, NH투자증권 325.17대 1, 하나금융투자 323.32대 1, SK증권 254.47대 1 순으로 나타났다.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전일 낮에는 한때 청약 증권사 홈페이지가 일부 마비되면서 SK바이오팜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보여줬다.
SK바이오팜 흥행 뒤에는 넘치는 유동성이 자리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제 악화가 우려되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다. 시증은행 예·적금도 사실상 제로금리로 들어서면서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자 투자자금은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7조3872억원이나 된다. 여기에 주식시장 주변을 맴돌던 자금까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시중 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 규모만 지난 4월 말 기준 1119조원에 이른다. 이들 자금이 이번 청약으로 몰리면서 각 증권사 창구도 평소보다 붐빈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상장되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았다"면서 "기존 주식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청약 열기가 예상보다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일단 주식을 받고 나면 무조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주식 투자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돈 넣고 돈 먹기', '무조건 청약' 등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증권사들도 SK바이오팜에 대해 상장 이후 높은 시장 가치를 전망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세노바메이트' 등 중추신경계 질환에 전문화된 9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의 반영이 부각될 것"이라며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 주식수 및 향후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대감 등 시장 변수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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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이오업종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오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가도 크게 뛰었으나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등은 시장 퇴출 기로에 서있다. SK바이오팜도 투자설명서에서 "시판 허가 받은 세노바메이트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다른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 및 기술수출 등이 계획처럼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 안정성 및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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