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단계방문판매업소를 연결고리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학교에선 현장 등교가 계속 유지돼 학부모의 불안감도 커진다. 사진은 A초등학교가 학부모에게 발송한 가정통신문이다. 이 학교는 최근 교내 학생 2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을 통보받아 사흘간 학교 문을 닫았지만 대전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22일부터 등교를 재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출처=A초등학교 홈페이지 게시물 캡처

대전 다단계방문판매업소를 연결고리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학교에선 현장 등교가 계속 유지돼 학부모의 불안감도 커진다. 사진은 A초등학교가 학부모에게 발송한 가정통신문이다. 이 학교는 최근 교내 학생 2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을 통보받아 사흘간 학교 문을 닫았지만 대전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22일부터 등교를 재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출처=A초등학교 홈페이지 게시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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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등교시간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학부모 입장에서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별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지사고 ‘이 시점에 등교가 반드시 필요한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대전에서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박 모(53) 씨가 씁쓸하게 웃었다.


대전지역 다단계방문판매 업소를 매개로 한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눈 뜨고 일어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난 현황을 보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도 커진다. 하지만 지역 학교에선 학생들의 현장 등교가 유지돼 학부모들 사이에 불안감을 키운다.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n차 감염’ 확산 지속=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지역 누계 확진자는 84명으로 이중 38명은 지난 15일~22일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 추가된 확진자는 주로 서구 괴정동 소재 오렌지타운 내 다단계방문판매업소를 연결고리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한다.

특히 애초 다단계방문판매업소 관련자와 지인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던 감염경로는 서구 탄방동 소재 둔산전자타운, 중구 사정동 소재 웰빙사우나, 유성구 봉명동 경하온천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와 단순 접촉한 사람들까지 연달아 2차·3차 감염되는 이른바 ‘n차 감염’으로 범위를 넓혀간다.


이 같은 분위기에 시는 최근 허태정 대전시장과 대전시교육감, 대전경찰청장, 5개 구청장, 충대병원장, 감염병 특보가 모여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관기관은 다단계방문판매와 관련해 시·구·경찰이 합동으로 미신고·무등록 업체를 단속해 처벌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하는 한편 앞으로 2주간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시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확진자 증가에도 학생 등교는 ‘계속’=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 강화에도 일선학교의 현장 등교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교육청이 학사일정 연기 등 부담을 이유로 등교수업 중단에 난색을 표하며 학사운영을 현행대로 유지키로 하면서다.


앞서 A초등학교는 지난 16일 교내 학생 2명이 확진자(#47~48, 15일 확진)와 접촉한 것을 확인(격리대상 통보)해 학생들을 전원 귀가조치 했다. 하지만 B초교는 확진자 접촉 학생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 2주간 자가격리 되고 있는 점, 학교 내 방역소독이 이뤄진 점, 특히나 시교육청 등이 현장 등교를 원칙으로 정한 점 등을 고려해 22일부터 학생 등교를 재개한 상태다.


또 B중학교는 19일 교내 3학년 학생의 어머니가 코로나19 확진(#65) 판정을 받은 것에 따라 당일 오전 3학년 학생 전원을 하교 조치했지만 2학년 학생들의 경우 오전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한 후 오후 2시경 하교 조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해당 학교의 1학년 학생들은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받고 있었다.


각급학교의 이 같은 조치는 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교육청은 학생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미등교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유관기관장 간의 긴급회의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시교육청이 선제적으로 학교 휴업을 결정할 것을 제안한 반면 시교육청은 정해진 법정 수업일수를 충족해야 하는 것을 이유로 제안을 반려한 것이다. 다만 시교육청은 돌발변수(학생 확진자 발생 등)가 발생할 때는 언제든 학생 등교를 전면 중단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지역 학부모 사이에선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박 씨는 “학부모가 먼저 등교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그래서 학교나 시교육청의 등교 방침을 관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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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부모 정 모(44·여·초교 6년 자녀) 씨는 “교육청이 말하는 ‘우선은 현행대로 유지(등교), 확진자가 나오면 등교 중단’은 일종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과도 같다”며 “학생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은 이미 코로나19가 주변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아이들을 격리시킨다는 시교육청 입장을 학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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