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안에…볼턴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화답" 주장
실무진과 상의 없이 즉흥적이었다고 혹평…볼턴 회고록서 강하게 비판
4·27 남북회담서도 한미훈련 언급된 듯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얼굴)의 제안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에 화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면서 '돈 낭비'라는 주장을 줄곧 해왔고 김 위원장이 훈련 축소를 언급하자 즉흥적으로 호응했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출간될 예정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논의가 있던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1차 북ㆍ미 정상회담 당시의 이 같은 분위기를 담았다. 네오콘의 핵심이며 '슈퍼 매파'로 분류되던 볼턴은 2018년 4월부터 1년5개월 동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특히 회고록에서 한미연합훈련를 두고 나눈 대화 내용을 강한 어투로 비판했다. 사전에 실무진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은 주제를 즉흥적으로 끌고 가면서 회담장 안에서 실무진에 동의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추가적 핵 실험이 없고 핵 프로그램은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폐지해달라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은 북한 내부의 강경파들이 있어 대중적 지지를 얻을 방법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선의로 협상을 하는 동안 훈련은 없을 것"이라며 답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한 논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사훈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미국만 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은 도발적이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미군 장성들의 생각을 꺾겠다는 의지와 함께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에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북ㆍ미 정상은 확대회담에서 전임자들과 대비해 서로를 추켜세우는 발언으로 회담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 회고에서 트럼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고 비난한 부분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핵 합의에 대해 상원 인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고 쓴 쪽지를 전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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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단독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확대회담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전했다. 확대회담 자리에는 볼턴 전 보좌관 이외에 폼페이오 장관과 당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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