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로 경기진단한 Fed의장 "美 경제, 회복기 초입"
소매매출 17.7% 증가…회복 징후에도 낙관론 경계
대규모 집회 가능한 상황으로 코로나19 통제되기 전까진 회복 불가
IMF, 세계경제성장률 -3% 보다 더 악화된 전망치 내놓을 것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제가 3단계 회복 기간 중 2단계에 놓였다"며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깜짝 반등했지만 '느린 회복이 될 것'이라는 그의 경기 전망에는 변함이 없었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화상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통제된다고 자신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국 경제의) 완전한 회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는 5월 소매매출이 전월보다 17.7% 증가해 당초 증가율 예상치인 8.4%를 크게 웃돌았다. 경제 재개 조치 후 소비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을 3단계로 구분했다. 급격하게 경기가 침체하는 1단계를 거쳐, 재고용 등이 늘면서 시장이 회복하는 2단계, 전염병 창궐 이전 상태인 3단계가 그것이다. 그는 "모든 게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현재는)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소비가 늘어나 2단계의 초입 단계에 들어서는 것처럼 보인다"며 "5월 소매지출이 크게 늘어난 게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 소비 등이 안정화되는 3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내 접촉은 물론 외부에서 대규모 집회가 가능할 정도로 안전하다는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3단계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25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일자리를 잃은 만큼 이들이 다시 일자리로 되돌아가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의 일련의 발언은 미국 내 섣부른 경기 회복 낙관론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양극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소수 인종을 비롯한 성 소수자나 여성 등 저소득 노동자들의 실업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Fed가 가진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의회 역시 재정 정책 등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신중론을 역설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공황 이래로 처음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경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며 "곧 발표될 세계 경제 전망에서 이전에 전망하던 것보다 더 악화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지난달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 호조와 Fed의 회사채 직접 매입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2.04% 상승한 2만6289.98에, S&P500 지수는 1.90% 상승한 3124.74에, 나스닥 지수는 1.75% 상승한 9895.87에 각각 마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신중 발언에 같은 날 오후 장은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며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큰 수준으로 주식시장이나 일자리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최근의 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 이면에는 경기부양책의 반짝효과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미 국민에게 개인당 최대 1200달러를 직접 지급하는 등 각종 부양책이 소비 호조의 큰 역할을 한 만큼 그 이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경기부양책 관련 지출이 소비 촉진의 큰 요인이 됐다고 본다. 하지만 이 수준이 계속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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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또 Fed의 회사채 매입과 관련해서도 시장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Fed가 회사채 매입에 나선 것과 관련해 회사채 매입 총량을 늘린 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개별 채권 매입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Fed가 더 많은 회사채를 사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신호를 파괴하는 코끼리처럼 채권시장을 휘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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