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결혼식장에서 늘 듣는 행진곡, 작곡가 누군지 아시나요?
'술술클래식: 더 콘서트' 첫 무대…객석 웃음 끊이지 않은 클래식 공연
팟캐스트로 인기 끌어 올해부터 무대로…9월·12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첫 곡을 들으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겁니다." 진행을 맡은 이상민 워너뮤직 이사의 호언장담 후, 피아니스트 최현호가 연주한 곡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결혼 행진곡'이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부 입장 때 듣게 되는, 누구나 들어본 바로 그 곡이다.
연주가 끝나자 이상민 이사의 넉살이 이어진다. "어때요? 깜짝 놀라셨죠?" 사실 '결혼 행진곡'은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연주하기 싫어하는 곡인데 최현호씨가 고통을 감내하고 연주해주셨다." 객석에서는 즐거운 웃음이 터진다. 같이 진행을 맡은 황덕호 재즈 칼럼니스트가 가벼운 말장난으로 객석에 웃음을 더한다. "정말 깜짝 놀랐다. 결혼식장이 아닌 연주회장에서 이 곡을 듣긴 처음이다. 제가 아는 분 중에 결혼을 몇 번 하신 분이 계신데 이 곡만 나오면 행진을 하신다."
지난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술술클래식: 더 콘서트'는 여느 클래식 연주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보통의 클래식 연주회장에서는 듣기 힘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클래식 연주회에서는 볼 수 없는 진행자가 등장해 연주가 끝날 때마다 곡을 소개하고 재미를 안겨줬다. 라디오 공개방송 같았다. 진행은 이상민 이사, 황덕호 칼럼니스트, 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이 맡았다. 이들은 찰떡 같은 호흡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이해를 도왔다. 이지영 편집장은 개구장이 남동생들이 선을 넘지 않도록 고삐를 잡아주는 누나 같은 역할이었다. 이상민 이사와 황덕호 칼럼니스트가 농담이 이어진 뒤에는 이지영 편집장의 곡에 대한 해설이 이어졌다. "'결혼 행진곡'은 사실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의 삽입곡입니다."
술술클래식은 대중에게 클래식을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래 이상민 이사, 이지영 편집장, 황덕호 칼럼니스트가 각각 '매너 리', '소피', '대장부'라는 닉네임으로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함께 제작한 팟캐스트다. 팟캐스트가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해설로 인기를 끌면서 올해는 대중들에게 좀더 다가가기로 했다. '술술클래식: 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해설과 연주를 겸비한 콘서트 무대를 마련한 것. 올해 롯데콘서트홀에서 대중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는 공연을 네 차례 계획했으나 3월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취소됐고 이날 첫 공연이 열렸다.
공연을 위해 술술 앙상블도 꾸렸다. 이날 연주는 피아니스트 최현호 외에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김지윤, 비올리스트 신윤경, 첼리스트 이경준, 더블베이시스트 조용우가 함께 했다. 피아노 독주는 물론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중 4악장을 현악 5중주로 편성해 들려주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앙상블, 현악 4중주 등 다양한 형태의 편성으로 여덟 곡을 들려줬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가장 유명한 세레나데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는 현악 5중주로 연주됐다. 연주가 끝난 후 이상민 이사는 "나이가 드신 분들은 아마 '장학퀴즈' 프로그램이 생각나셨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또 한 번 객석에 웃음을 유발했다.
한수진과 최현호는 함께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대표곡 '치고이너바이젠'을 들려줬다. 곡이 끝난 후에는 사라사테가 니콜로 파가니니와 함께 가장 기교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힌다며 그런만큼 바이올린과 관련된 모든 기교들이 모두 녹아있는 매우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진행자들은 연주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연주자들이 어떤 느낌으로 곡을 연주하는지,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서 비올라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연주자의 말을 통해 알려주기도 했다. 세 명의 클래식 전문가들이 누구나 쉽게 클래식을 다가갈 수 있게 훌륭하게 길안내를 해준 무대였다. 공연은 첫 곡 '결혼 행진곡'처럼 결혼식장에서 늘 듣게 되는 멘델스존의 '축혼 행진곡'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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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클래식: 더 콘서트'는 오는 9월12일 '가을, 그리움', 12월5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제목으로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무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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