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위기 넘기고 반도체 경영진과 머리 맞댔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반도체 시장에도 위기감이 짙어지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 수사 등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자 반도체 등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며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역시 임원진들과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현황을 점검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5일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등 반도체 분야 CEO(최고경영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글로벌 시황 및 무역 분쟁이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선단공정 개발 로드맵(5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를 넘기자마자 반도체 사업 점검에 직접 나선 것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서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현물가격이 급락하는 등 하반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은 전일 기준 2.91달러를 기록했다. DDR4 8Gb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 4월 초 3.60달러로 연고점을 찍은 후에 2개월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 반도체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공급사의 재고소진 노력에도 향후 고정거래가격과 현물가격 간 격차가 계속 커질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3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도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4.0%에서 2018년 24.0%까지 꾸준히 상승했다가 지난해 19.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크게 올라 우리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삼성이 미래 먹거리 중에 하나로 키우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8%로, 지난 1분기 15.9%에서 2.9%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1위 사업자인 TSMC의 점유율은 1분기 54.1%에서 2분기 51.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의 점유율 차가 여전히 크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유율 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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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이 부회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직접 챙기는 만큼 성과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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