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경영진과 공표된 경영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및 인수를 둘러싼 채권단(산업은행 등)과 HDC그룹 간의 신경전을 우려의 시선으로 관전하는 재계와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HDC그룹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후 지난 5~6개월 동안 경영 투명성을 의심할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했다.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적정' 의견을 냈지만, 일종의 회계 프로세스인 내부회계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HDC그룹은 이와 관련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HDC 컨소시엄은 경영 상황에 심대한 영향을 줄 만한 사안들을 결정하면서 관련 자료 공개를 꺼리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컨소시엄에 통보했다. 이후 사전 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추가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 계열사에 총 14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2개월간 약 11회에 걸쳐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신뢰할만한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직원들 건강·국민연금·고용 등 4대 보험료 유용 의혹까지 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월 직원들 월급에서 보험료를 떼어갔지만, 정작 해당 공단에서는 보험료를 받지 못했는 것이다. 노조는 공단 측에 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직원들 월급에서 원천징수로 떼어간 보험료가 12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부가 납부를 유예해 준 보험료를 나중에 한꺼번에 떼면 직원들 부담이 갑자기 커지기 때문에 매월 보험료를 떼서 적립해 놓은 상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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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은 통제 불가능한 돌발 변수다. HDC의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면 협상테이블에서 채권단과 위험을 나눠 분담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영 투명성 부족에 따른 불확실성은 협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매각 불발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닥친 현재의 위기는 코로나19에만 원인이 있지 않다. 시장은 '총체적 신뢰 위기'로 규정한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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