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회초리 금지" vs "부모에 맡겨야" 친권자 징계권 삭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법무부, 가정 내 자녀 체벌 막기위해 민 '징계권' 삭제 검토
부모 훈육 빙자한 아동학대 원천 금지 목적
일부 학부모 가정교육 과도한 침해 우려
전문가 "아동이 '맞아도 되는 환경' 있을 수 없어"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부모 훈육을 빙자해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법무부가 민법상 '체벌금지'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내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인만큼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 등을 이유로 부모의 역할인 가정교육에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체벌 발생시 아예 자녀가 부모를 법 위반으로 고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드러내고 있다.
법무부는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위원회)'가 권고한 바에 따라 민법 제915조 징계권 관련 법제 개선 및 체벌금지 법제화를 내용으로 한 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민법 제915조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는 데 필요한 경우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위원회는 지난 4월24일 민법 제915조 징계권을 삭제하고,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이 금지됨을 민법에 명확히 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 권고를 수용해 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오는 12일에는 관계기관 간담회를 통해 아동인권 전문가 및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구체적인 개정 시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법무부는 올해 7월 중 법무부안을 확정하고, 8월 중 입법예고 등 절차를 거쳐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아동학대 근절 취지의 법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불만도 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40대 초반 직장인 A 씨는 "법안 취지는 좋지만, 개인 가정교육에 너무 과도한 침해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가 아닌 학대를 하는 일부 학부모들로 인해 그야말로 교육 과정에서의 훈육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학부모는 "친권자가 그 정도 체벌도 할 수 없나"라면서 "이건 상황에 맞는 기준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정말 만에 하나 상황이겠지만, 자녀가 부모에게 맞았다고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전 세계 어린이의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 기구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지사 나상민 매니저는 "부모는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 벌을 주었다고 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아이들이 학대의 공포 속에 놓여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는 비정상적인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동이 '맞아도 되는' 환경이나 조건이란 있을 수 없으며 이러한 명제는 가정과 부모라고 예외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이며, 부모는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아동에 대한 체벌을 용인하고 폭력을 방조하는 우리 사회의 견고한 통념과 제도를 확인하고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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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1대 국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가정 내 체벌금지 법제화를 위한 민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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