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나갈 거면 손가락 지져라" 9세 여아 손 프라이팬에 지진 잔혹한 계부
온몸에 멍 자국…손에는 심한 화상
동네 인근 배회하다 주민에게 발견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경남 창녕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수년간 부모에게 학대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계부가 달궈진 프라이팬을 이용해 아이의 손가락 지문을 지지는 등 잔혹한 학대를 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계부는 집을 나가려는 아이가, 지문 조회 등으로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했다.
창녕경찰서는 지난 8일 초등학교 4학년생 딸 A(9)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 B(35)씨와 친모 C(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부부 학대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께 창녕군 대합면의 한 편의점에서 주민이 양쪽 눈에 멍이 든 A양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발견 당시 A양의 몸에는 멍 자국이, 손에는 화상 등 심한 상처가 있었다. A양은 어른들이 신을 법한 큰 슬리퍼를 신고 인근을 배회하다가 주민에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계부 B씨는 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프라이팬에 A양의 손을 지진 것에 대해 "(A양이 집 밖으로) 나간다고 했다. 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어서 '나갈 거면 네 손가락을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라고 했다"며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집을 나가도 지문을 조회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없애고 나가라고 했다는 취지다.
B씨는 아내를 대신해 교육한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아내가) 3~4년 약을 먹었다. 아내가 울면서 못하면 내가 아이를 체벌해야 한다. (안 그러면) 아이를 죽일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해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A씨의 친모는 조현병 환자로 전해졌다.
이어 "내 딸이 아니라 생각했으면 공부 안 한다거나 그래도 신경 안 썼을 것"이라며 "저도 잘못 배웠고 아내도 못 배웠는데 아이까지 못 배우면 어떻게 될지 뻔하다고 생각했다. 반성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양이 학대를 당하는 동안 학교 측과 주변 이웃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작년까지 거제에 살다 올해 1월 가족들과 함께 창녕으로 이사왔다. 주변 이웃들은 평소 A양이 외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수업을 하지 않았기에 A양의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 담임 교사가 학습 꾸러미를 전달하러 A양의 집을 세 차례 방문했으나 A양의 친모는 그때마다 '집에 생후 100일이 갓 지난 아기가 있어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고 말해 결국 교사는 A양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전문가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태도 변화를 제언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고, 학대의 내용이 너무 잔인무도해지고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잔인무도하고 끔찍한 사건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어 창녕 아동학대 사건 관련 A양이 앞서 두 차례나 아동학대로 신고가 됐었지만, 후속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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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가정과 아이를) 무조건 분리하지는 않는다. 학대 아동에 대해서는 '원가정 보호제도'라는 게 있기 때문"이라며 "학대당한 아동을 학대한 사람이 보호하라는 게 바로 이 '원가정 보호제도'다. 이 경우(창녕 아동학대 사건)는 상습적 학대 흔적이 있었고 또 가정 환경상 학대 우려가 아주 높은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는 아동을 분리해서 장기간에 걸쳐서 상담하면서 진실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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