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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nudge리더십]"모래시계1분이 지나면 발언권을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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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받는 대화에 등장한 작은 장치 '모래시계'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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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다. 회의자리에 참석했던 신입직원에게 물어보았다. "김 부장님이 아까 했던 얘기 알아들었어요?"


그랬더니 "반반입니다. 사장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입이니 내용도 내용이지만 10여명의 직원과 30분 짧은 회의시간 동안에 부장이 시간을 다 잡아먹으며 발언을 휘젓다보니 어지러울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경우가 자주 있어 직원들 앞이라 중간에 말을 끊기는 조금 잔인한 것 같아 따로 불러 잔소리를 해도 회의석상에서 한 번 발언을 시작하면 4~5분은 예사다. 그 시간 동안 직원들의 집중력은 바닥을 치고 회의 참여 의지는 완전히 날아간다.

크고 작은 만남이나 다수가 모이는 회의에서 이런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직급 차이가 크거나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경우에 조화롭지 못한 회의진행은 조직의 생산성 차원을 넘어 창의성까지 죽인다. 대표적인 것이 고직급자나 고연령자가 마이크를 오래 잡는 경우다. 정해둔 회의시간 뒤로 가면 시간에 쫓긴다. 허겁지겁 진행하다 보면 하급직원의 발언 의욕도 확실히 죽인다. 식사시간이나 약속시간을 앞둔 직원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서둘러 마치고 부랴부랴 지각해서 외부인사나 가족, 친구를 만나면 뭐라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댈까? 불 보듯 뻔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길게 마이크를 잡은 바람에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시간에 쫓겨 발언하는 사람에게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이럴 때 새로운 도구로 '모래시계' 하나를 쓱 집어 넣어보자. 사장님 회의진행 발언으로 "오늘부터 테이블 가운데에 모래시계를 하나 둡니다. 1분짜리입니다. 일부러 특별 제작해서 구입한 것입니다. 발언시간을 1분으로 제한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50분 만에 정확하게 회의를 끝내기로 합니다. 부장님은 조금 짧게 말씀하시고 일반 직원들도 같은 기회 배분의 원칙으로 참여하기 바랍니다. 참석자가 10명이니 적어도 1인당 다섯 번은 발언기회를 가집니다. 김 대리! 지금부터 마이크 잡고 모래시계가 1분이 끝나면 무조건 종을 울리세요. 다음 발언자에게 기회를 넘깁시다. 개인별 발언 횟수도 기록 바랍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해진다. 상당한 효과가 있다. 평소에 말이 길었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경우도 나온다.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워본 적도 없었고, 배웠어도 제대로 훈련해 본 적이 없어서다.

회사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을 권한다. 회의 전반의 규칙으로 정하는 방법, 상급자가 먼저 설정해 두고 시작하는 방법 등 유연하게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상당히 크다. 직원들의 활발한 회의 참여와 짜임새 있는 발언은 성장을 돕는 큰 배려이자 교육이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어 할 수 있다. 필요하면 전문 강사를 통해 공부한 다음에 업무를 통해 훈련시키는 것도 좋다.


가정에서의 대화법으로도 필요하다. 시간을 정해 말하다 보면 요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생긴다. 덕분에 상대방을 경청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부부, 부자부녀, 모자모녀 사이에도 유효한 방법이다. 종교활동의 소모임, 동기동창들의 모임에서도 해보면 좋다.


1분이라는 시간을 짜임새 있게 말하는 연습, 인생 100세 시대에 자녀나 손주들에게도 환영 받는 습관이 된다.


참, 1분짜리 모래시계를 구하기 힘들면 스마트폰의 알람기능이나 회의장의 슬라이드에서도 할 수가 있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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