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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주정신’과 정치인 김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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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의원(사진 뒷줄 왼쪽에서 4번째)이 지난달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해 '광주정신의 의미'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김부겸 전 의원(사진 뒷줄 왼쪽에서 4번째)이 지난달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해 '광주정신의 의미'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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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선강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놓고 영·호남 대선주자들이 정면으로 맞붙는 ‘빅매치’가 펼쳐질 전망이다.


일부 광주시민들은 5·18민주항쟁 4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누가 ‘광주정신’을 계승할 인물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경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인 것으로 보인다.

‘광주정신’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정의로움을 지키는 정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으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 말했다.


이름 없는 호남 민중의 목숨이 일본 침략을 물리쳤고, 그 정신이 5·18민주항쟁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8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0년 당선 가능성이 큰 종로 지역구를 포기한 채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그는 낙선했지만, 지역주의라는 거대한 벽을 허물기 위해 기꺼이 순교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 불렀다. 이후 2002년 3월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해 광주정신을 이어줄 적장자로 선택받아 결국, 그해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주의라는 견고한 장벽을 실감하면서도 ‘바보 노무현’과 오버랩되는 한 정치인을 보았다. 지금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라 할 대구 수성갑 후보로 나온 김부겸 전 의원이다.


그를 두고 세간에서는 제2의 ‘노무현’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 낙선으로 ‘바보 노무현’의 길을 순례자처럼 걷고 있으니 나온 말일 것이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구 출신이지만 광주와의 인연도 남다르며, 누구보다 ‘광주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근무지였던 광주 공군비행장을 방학 때마다 찾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광주가 제2의 고향같다고 말한다. 그의 학생운동 시위전력 탓에 아버지는 중령으로 예편했다.


1980년 5·18민주항쟁 때 김부겸은 ‘김대중내란음모’ 사건 대구지역 행동책으로 10대 현상수배자에 이름이 올랐다. 그때 그가 뿌린 유인물의 제목은 ‘광주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광주를 살려야 합니다’였다.


경상도 출신이지만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그는 1980년 5월 신군부에 의해 수감됐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2~3년에 한 번씩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찾고 있다.


‘지역주의’라는 악연과 40년간 싸워온 투쟁사가 바로 김부겸의 개인사이면서 ‘바보 노무현’의 꿈과 맞닿아 있다. ‘바보 노무현’의 꿈은 ‘광주정신’을 오롯이 담아냈지만 아직 진행형이고 미완의 꿈이다.


감히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경쟁이 영·호남의 대결이 아닌 ‘광주정신’을 계승하는 ‘장’이 되길 바래본다.




호남취재본부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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