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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이잖아요" 콜센터에서 물류센터까지...처우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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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련 확진자 69명…물류센터서 알바하다 감염
1600명 근무 부천 콜센터 직원도 확진
마스크·거리두기 방역 수칙 안 지켜져
전문가 "안일한 대처가 상황 키워" 지적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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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온라인 배송업체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대형 콜센터 직원도 포함돼 '제2의 구로 콜센터'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콜센터, 물류센터 등은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이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천시는 27일 1600여 명이 근무하는 경기 부천의 대형 콜센터에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콜센터는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확진자 A 씨는 최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지난 주말인 23~24일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지난 25일 이 콜센터에 출근했으며, 이날 오후부터 인후통와 기침 등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자가 격리와 함께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물류센터.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사진=아시아경제DB

한 물류센터.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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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콜센터, 물류센터 등은 업무 특성상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이 구내식당이나 흡연실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밀접 접촉해 감염이 확산했다고 밝혔다.


장덕천 부장시장은 27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쿠팡) 하루 근무 인원은 1300명 정도 된다. 300명가량이 일용직으로 계속 매일 바뀌는 근무형태"라면서 "역학조사에 따르면 출근 시 마스크 착용은 했지만, 일하다가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등 마스크 착용 상태가 불량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물류센터는 대규모 사업장이고 최근 업무량이 크게 늘어 일용직 근무자도 많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 역시 "방역수칙 중 첫째가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인데 제대로 지켰는지,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등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라면서 "(물류센터의) 컨테이너 내부는 밀폐성이 높고,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노동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게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의 권고사항인 직장 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근무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 등 의견을 종합하면 물류택배 업계 특성상 단기 직원들이 많아 아프면 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 업계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직장인 A(27) 씨는 "아무래도 같은 서비스직이라 그런지 이해가 간다"라면서 "마스크를 쓰고 제품 설명을 하면 잘 들리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이 나오곤 한다. 콜센터는 전화상이기 때문에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30) 씨는 "요즘 코로나 때문에 택배 기사분들도 바빠 보이던데 물류창고 사정은 어떻겠냐"라면서 "오랜 시간 동안 무거운 짐을 옮기는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기 힘들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이 다닥다닥 모여 근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진 콜센터.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사진=연합뉴스

직원들이 다닥다닥 모여 근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진 콜센터.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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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콜센터 집단감염에서도 열악한 근무형태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심명숙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지부장은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쓸 수도, 재택근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연장근무, 휴일근무를 하는 일도 잦았다"며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말전파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내부는 엉망이었던 것"이라며 "감염병이 가장 잘 퍼질 수 있는 최악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업무환경이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기업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해당 업체 경영 마인드의 문제다"라며 "일하기 힘든 환경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 수칙을 지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개선해줄 책임이 있으면서도 방치해온 것 아니겠나"라면서 "코로나 상황임에도 작업환경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영자들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면 3~4일 쉬기 등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환경개선 하지 않음으로써 유행에 대해 간접적으로 기여한 것이다"며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공간, 사람을 콤팩트하게 운영한 것인데 이 때문에 전염병, 감염병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뉴노멀 시대인 만큼 이런 것을 다 바꿔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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