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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마싸 - '내 기준'에 사는 사람

최종수정 2020.05.28 16:36 기사입력 2020.05.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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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양은 가득히' 스틸컷.

영화 '태양은 가득히' 스틸컷.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고의 서양 미남’ 수식어가 붙은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은 외모만큼 화려한 사생활로 숱한 논란을 남겼다. 4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와 계부 밑에서 자란 들롱은 다니던 가톨릭 학교에서 행실 불량으로 퇴학 당한 뒤 줄곧 방황의 길을 걸었다.


17세에 프랑스 해군에 입대한 들롱은 통신학교 기간병 근무 중 절도죄로 복무기간이 연장됐다. 인도차이나 전쟁 당시엔 베트남 사이공으로 파병됐는데, 사이공에선 부대 지프를 훔쳐 영외로 여행을 가던 중 운전 미숙으로 차를 강물에 빠뜨려 체포됐다. 이 일로 11개월 군 교도소 수감 후 해군에서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비서, 웨이터, 점원을 전전하던 들롱은 여배우와의 친분으로 방문한 칸 영화제에서 영화 제작자에게 발탁되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독일 배우 로미 슈나이더와의 스캔들을 시작으로 브리짓 바르도, 마리안느 페이스풀 등 당대 미녀 스타들과 염문을 뿌린 들롱은 결혼 후에도 외도를 일삼아 장남을 사생아로 얻었고, 그 아들이 끝까지 자기 자식이 아니라고 부정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자신의 보디가드가 살해당한 뒤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됐을 때도 침묵으로 일관해 위기를 모면했고, 말년에는 세금폭탄을 피하려 스위스 국적을 취득해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마싸는 '마이 싸이더(My Sider)'의 줄임말로, 유행이나 남의 말에 좌우되지 않고 나만의 기준에 따라 확고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인싸, 아싸에 이은 줄임말이다. 제멋대로 방종한 삶을 즐긴 알랭 들롱의 삶은 가장 주목받는 직업을 갖고도 자신의 기준과 기분에만 충실했던 진정한 마싸의 일생이었다.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받은 들롱은 한 잡지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가장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죽음”이라며 “반려견과 함께 생을 마감하고 싶지만, 내가 먼저 죽게 되면 수의사에게 반려견도 함께 보내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마싸 다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용례
A: 너 이번에 OOO 챌린지 안 해? 애들 다 인스타에 올렸던데.
B: 남들 다 하는데 나까지 할 필요가 있나.
A: 야, 요새 인싸들은 필수로 하는 건데, 유행에 편승해야지~
B: SNS가 전부는 아니잖아. 필수도 아니고. 나 좋아하는 거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A: 헐, 진정한 마싸구나, 너. 멋있다. 나도 SNS에 신경 좀 꺼야겠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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