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승계 수사' 종착점… 기소 땐 3년 더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혜원 기자] 특별검사팀과 삼성그룹이 벌여온 '세기의 대결'이 종착점에 다가서고 있다. 길게보면 박근혜정부 탄핵 국면에서부터 4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비위 논란 수사로부터는 1년반이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17시간에 걸친 조사를 통해 막판 혐의 다지기에 나섰고 이 부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차 소환 조사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리지 못한 검찰은 이 부회장을 추가로 소환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판가름 날 이 부회장 기소 여부는 대법원을 거쳐 파기환송심 단계로 넘어가 있는 '국정농단 뇌물 사건'의 최종 판결에도 간접적 영향을 주게 된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2016년 이후 이번까지 9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고, 검찰 문턱을 드나든 삼성 임직원만 100여명에 이른다며 5년차에 접어든 사법리스크의 빠른 종식을 촉구했다.
◆삼바 수사 이 부회장 1번 조사로는 부족할 듯=이 부회장이 관련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만으로 혐의 입증에 성공할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삼바 분식회계 의혹 등과 관련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1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전날 오전 8시30분 시작된 조사는 오후 9시께 마무리됐지만, 이 부회장 측이 조서 열람에만 4시간 이상 쓰면서 새벽 귀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루어진 분식회계 등 일련의 불법적인 조치들에 이 부회장의 지시 내지 묵시적 승인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한두 차례 다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진술한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질문을 더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판단이 남은 문제인 건지 수사팀이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치였는지, 또 삼바 회계부정을 이 부회장이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2017년 박영수특검이 수사해 기소한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와도 연결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건네진 자금이 '승계작업'이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 판단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와 지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진술 태도에 비춰, 검찰이 삼성 내부 문건 등과 관련자 진술만을 토대로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기엔 만만치 않을 것임도 예고된다.
◆삼바 사건으로 기소시 2023년까지 법정싸움 예고=이 사안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에는 '사법리스크의 장기화'에 따른 우려감이 짙게 배어있다.
삼바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18년 말 분식회계 의혹을 고발할 당시만 해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의 연관성이나 승계 이슈와는 무관한 건이었으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초점이 옮겨졌다"면서 "1년 6개월 동안 무리하게 수사를 끌고 가는 느낌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삼바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시가총액(약 42조원) 국내 3위 기업으로 급성장한 것 자체가 일관된 기업가치를 증명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지금 삼성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사법 리스크를 하루라도 빨리 털고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영 활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과 삼성 재판 이슈가 재계 전반에 피로감을 불어넣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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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검찰 조사는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이번에 삼바 분식회계 건으로는 처음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이 해당 건으로 기소될 경우에는 2023년 이후까지 법정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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