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곳 정부뿐이라지만…재정 통한 성장엔 한계
코로나로 소비 투자 얼어붙어
수출도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지방재정 신속집행 3월 30.7%, 4월 40.0% 그쳐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부가 재정 집행 속도를 강조하는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얼어붙어 기댈 곳은 정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의 44%를 차지하는 수출 역시 전년 대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방 재정 집행도 코로나19로 인해 제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재정의 역할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행 속도만 강조할 경우 자칫 엉뚱한 곳에 세금을 쏟아부어 혈세 낭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재정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사도 취소되고 공사도 차질"= 25일 아시아경제가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17개 광역시도 지방재정 신속집행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지방재정(17개 시도ㆍ226개 시군구) 신속집행률은 40.0%에 그쳤다. 3월 기준으로는 30.7%로 중앙정부의 재정 집행률(35.3%)보다 뒤떨어진다. 정부는 중앙정부 재정 집행률이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방재정 집행률은 중앙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방 재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한 도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행사도 못하고, 현장 공사도 어렵다 보니 내수와 투자 부문 사업이 모두 집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건설ㆍ토목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의 경우 신속집행을 하려면 준공이 되기 전에 돈을 내보내야 하는데, 업체가 언제 문제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돈을 미리 주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 시청 관계자는 "SOC 부문은 1~2월 계획을 세우고 4~5월 계약서를 작성해 본격적인 집행은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며 "공사를 하다 보면 민원도 발생하고, 사업변경도 많아 투자 부분 집행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산 규모가 큰 건설 공사는 착공하기 전까지 부지 매입을 위한 협의나 설계, 각종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집행의 착시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예를 들어 경기도의 경우 시군에 내려보내기만 하면 집행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집행의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세종과 제주처럼 단일체제의 경우 내려보낼 곳이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모두 집행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지자체 행사도 줄줄이 취소 또는 축소됐다. 창원시는 제10회 시민의 날 기념식을 오는 7월1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부대 행사로 진행했던 음악회 등은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쪽으로 정한 상태다. 경기도 역시 '2020 플레이엑스포' '경기도청 봄꽃축제' 등을 취소한 바 있다.
◇"정부 기여도 이미 높은 수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 시에 재정을 푸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불황일 때는 재정승수가 높기 때문에 정부 재정이 GDP를 높이는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며 "신속 집행을 통해 수요가 창출되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경제성장률을 보면 정부의 기여도가 1.5%포인트로 전체의 4분의 3이었다"며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재정을 통한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예산 사업이 잠재성장률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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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 19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민간 부문 활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재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게 정부의 책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플러스 성장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6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0% 초반대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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