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에게 2019년은 갈등의 해로 기억된다. 지난해 8월 초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으나 딸의 입시 비리 의혹,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이 터졌다. 조 전 장관 임명 찬반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민심은 둘로 갈라졌다. 논란 끝에 조 전 장관은 35일 만에 사퇴했지만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올해 우리 국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며 세계적인 방역 모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조국 논란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기도 전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윤 당선자가 이사장으로 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국가보조금과 후원금 개인 유용, 안성쉼터 관련 각종 의혹이 보도된다.
4ㆍ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이를 호기로 삼아 연일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여당은 이를 '친일 세력의 공세'라며 맞받아친다. 윤 당선자의 의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야당도 문제지만 이를 '친일과 반일'로 갈라치기하려는 여당의 모습 역시 바람직하다 할 수 없다. 좌우 이념과 정치적 색깔을 떠나 현재 수많은 국민이 윤 당선자에 대한 각종 의혹에 의문을 갖고 있다. 여당의 주장은 합리적 의심을 품고 있는 국민을 향해 '친일 세력' '토착왜구'란 얘기를 듣지 않으려면 입을 다물라는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서 대다수 국민이 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것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또다시 국민 편 가르기를 하고 진영 논리에 빠뜨리라고 한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치권이 현재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할 경우 정국은 다시 제2의 조국 사태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실은 간데없고 맹목적 추종과 반대만 존재하던 지난해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갈등을 겪으며 얼마나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내부 갈등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19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언제 개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비교적 잘 대응해왔으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특히 우리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이 록다운(lock downㆍ이동 중지)과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하면서 우리 경제도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내수가 얼어붙으며 영세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 유럽처럼 코로나19가 대규모 확진으로 번지지 않으면서 그나마 충격이 덜하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는 지금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전진할 절호의 기회라고 진단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선 국민의 뜻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사회적 갈등을 키운다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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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20대 국회가 사실상 막을 내린다. 다음 달 5일이면 21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도 역대 최고 지지율로 집권 4년 차를 맞았다. 갈등을 유발하기보다는 화합과 포용의 정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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