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세액공제 상향도 빠져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6,000원을 수혈하기로한 27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건물이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6,000원을 수혈하기로한 27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건물이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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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법인세 인하와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상향 조정 등의 추가 세제 혜택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투자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정청 간 법인세 인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선제적으로 법인세 신고ㆍ납부 기한을 연장한 바 있고,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인 점을 고려했을 때 추가 세제 혜택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상향 조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선제적으로 올해 투자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였다"며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상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를 상향하는 대신 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정부는 당초 추진하던 '기업 투자 가속상각제 특례(6월 말 종료)'를 추가로 6개월 연장하고 투자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IC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적정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2017년 개정된 법인세법에 따라 현재 4단계(10%ㆍ20%ㆍ22%ㆍ25%)로 나뉜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 2만달러ㆍ인구 5000만명 이상)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로는 캐나다(26.8%), 독일(29.9%), 이탈리아(27.8%), 스페인(25.0%), 호주(30.0%), 프랑스(32.0%) 등을 꼽았다.

세수 확보에 차질이 생기는 점도 고려했다. 정부는 올해 기준 법인세율을 1%포인트 올리면 1조20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대로 1%포인트를 내리면 1조2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또 법인세의 경우 조세체계 근간에 있는 법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특례 적용)만 낮춰주는 것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조세체계는 특례처럼 대상을 한정 한다든지, 한시 적용은 하지 않는다"면서 "한시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춰준 전례도 없고, 다른 국가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 규모가 동일한 상황에서 대기업 생산성향상시설 세액공제율을 1%포인트 올릴 경우 5000억이 덜 걷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18년 귀속 사업연도 세액공제율 대기업 1%에서 2019년 귀속 사업연도 세액공제가 2%로 상향 조정되면서 기업의 세액공제액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향상시설 세액공제는 개별 기업이 선 투자하고, 후 신고하는 형태다. 생산성향상시설 세액공제 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 4861억원 ▲2017년 3782억원 ▲2018년 1조 1414억원 ▲2019년 신고(전망치) 5570억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과감한 감세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로 기업 투자 위축되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 연말에는 더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기업 투자와 고용이 모두 위축되면 결국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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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회장단 회의에서 리쇼어링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려해 법인세를 상당 수준 인하하고 획일적인 노동 관련 제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 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 비교ㆍ분석' 보고서에서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인세ㆍ소득세 인하,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 개편을 통해 기업 투자 심리를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선진국(G7)들이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평균 5.4%포인트 인하했다.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 법인세 및 소득세를 인하하고, 연구개발(R&D) 등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이 기관이 지난 3월 진행한 외투기업 경영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2018년 말 외투기업 법인세 감면제도 폐지가 가장 큰 영향을 준 투자정책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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