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화웨이 '반짝 특수'
美제재 120일간 유예…화웨이 칩 비축 집중할듯
TSMC·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급사 단기 특수 가능성 제기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이창환 기자]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판매 제재와 관련해 주어진 12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반도체 칩 비축에 집중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화웨이로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반짝 특수 기대감도 커졌다.
1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제 유예기간인 120일동안 화웨이 공급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생산 전략을 계획 중이다.
TSMC가 미 상무부의 판매 제재 결정 발표가 나오기 직전 화웨이로부터 7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칩 주문을 받은 것이 첫 신호탄이다. TSMC는 이번 긴급발주에 따라 화웨이로부터 주문 받은 5나노미터와 7나노미터 칩 생산에 전력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반도체 주문은 미 상무부의 제재조치 발표가 있기 바로 직전인 지난주에 이뤄졌다"며 "(유예기간 안에 공급하려면)남은 시간이 짧다. 지금부터는 속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제3국에서 제조한 반도체라도 미국 기술을 활용해 생산했다면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제했다.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에 생산시설이 있는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을 받게 한 지난해 5월의 조치 보다 더 강도가 세진 것이다.
미국은 대신 12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미 화웨이로부터 주문 받은 물량은 9월 중순 이전까지 예정대로 출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화웨이가 유예기간동안 TSMC 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에도 비슷하게 긴급 주문을 하고 이들 역시 120일의 유예기간 안에 주문량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이 기간 화웨이의 주문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으로 각각 3%, 15% 내외로 알려졌다. 매출 비중이 큰 SK하이닉스가 단기적으로는 더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20일 유예기간 동안 화웨이가 주요 부품에 대한 재고 축적을 강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화웨이 물량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경우 단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화웨이가 미국정부의 강화된 제재조치를 계기로 부품재고 확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좋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국내 기업의 수혜 가능성이 낮다. 화웨이는 현재 파운드리 물량을 대부분 대만의 TSMC와 중국 기업인 SMIC 등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직접적인 규제가 파운드리에 집중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TSMC에 주문이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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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와 TSMC에 집중된 상황이며 한국 반도체 회사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재의 핵심인 화웨이는 TSMC로부터 최대한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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