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공포로 끼니 거르고 약 의존
폭언·폭행한 갑질 입주민 강력 처벌 호소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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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입주민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59) 씨가 음성 녹음으로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YTN'은 최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음성 유서를 공개했다. 해당 유서에는 최 씨가 입주민에게 폭행과 폭행을 당했던 당시 정황이 묘사돼 있다.

최 씨는 유서에서 흐느끼는 목소리로 "진짜 저 A(입주민) 씨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라며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알아요"라고 심정을 토로한다.


이어 "(A 씨는) '너 이 XX 고소도 하고 돈이 많은가 보다', '끝까지 가보자',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깐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100대 맞고' (라고 말했다)"며 "고문 즐기는 얼굴이다. 저같이 마음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라는 사람에게 다시 안 당하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도와달라"며 "강력히 (A 씨를)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최 씨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웃 주민들에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B 엄마 도와줘서 고맙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은혜 갚겠다"며 "C 엄마 아빠, D 슈퍼 누님, E호 사모님도 은혜 꼭 갚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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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 씨는 지난 10일 오전 2시께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께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주민 A 씨와 다퉜다. 이후 A 씨는 최 씨를 폭행한 뒤 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최 씨는 폭행 사건 발생 다음날인 22일 상해 등 혐의로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 5일 긴급 입주민 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씨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A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A 씨는 '(최 씨의)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7일 폭행, 상해 등 혐의로 입건된 A 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 씨의 최 씨 코뼈 상해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며,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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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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