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상권침체…임대인-임차인 갈등↑
수억원에 달하는 바닥권리금 탓에 계약 불발
월세 안내고 소송 시간끌기…임차인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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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화장품 회사 '토니모리'가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복판에서 1년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장사를 하다가 건물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린 임대료는 약 12억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최고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에서 유명 브랜드를 가진 법인이 1년 동안 임대료가 밀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명동 상권이 크게 침체한 것이 건물주와 임차인의 '월세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 본사는 지난해 4월 명동예술극장 인근에 위치한 토니모리 화장품 점포를 직영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원래는 개인 가맹점주가 운영을 하던 곳이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3개월치 월세가 밀려 건물주와 갈등을 빚게 되자 토니모리 측이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해당 건물은 명동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메인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토니모리 측으로서는 개인 가맹점주가 그냥 점포를 뺄 경우 '브랜드 홍보'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 '직영점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건물주와 토니모리 측은 보증금 10억원에 월 임대료 9500만원 수준에서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바닥권리금'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바닥권리금은 상가의 입지와 상권의 이점을 대가로 주고받는 돈으로 '자릿값'의 의미를 지닌다.


문제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토니모리가 기존 가맹점주로부터 건물을 인도받아 계속 가게를 운영했다는 점이다. 건물주 A씨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토니모리가 보증금은 물론 1년 간 월세도 전혀 내지 않았다"며 "그동안 수차례 나가달라고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년치 임대료 약 12억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 판결을 받아 임대료를 정산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토니모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명동 상권이 침체해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난 3월 말 건물주 통보도 없이 점포를 정리해 '먹튀' 논란에도 휩싸였다.


표면적으로는 임대차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갈등이 문제의 원인이지만 업계에선 명동상권이 최근 급속도로 침체하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호황 시절 높은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기존 가맹점주들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퇴출되고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권리금이나 월세 등을 놓고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상권이 여전히 활성화 돼 있는 상태에서 수억원의 권리금을 이어받아 들어올 대기 세입자가 많은 상태라면 토니모리와 건물주가 권리금 등의 조건을 이유로 1년 동안 갈등을 겪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토니모리 측은 점포를 빼기 직전 월 매출이 수백만원대로 떨어져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임대인이 갑자기 바닥권리금을 요구하면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그 후로도 계속 협상을 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월세와 보증금 등이 결정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임대인과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모든 민사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소송 중이라도 합의가 된다면 밀린 임차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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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A씨는 "바닥권리금으로 갈등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으면 가게를 정리하고 나갔으면 됐을 일"이라며 "바닥권리금을 운운하며 변명하는 것은 본인들이 한 불법점유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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