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배재훈 HMM사장 "초대형船, '코로나19' 헤쳐나갈 병기"
"1분기는 선방…낙관적이지 않지만 상황 돌파해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번에 도입한 초(礎) 대형선을 두고 세간에선 '과연 배를 다 채울 수 있나'란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란 국면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고비용 구조인 기존선으론 더 어려웠을 겁니다. 초대형선이 오히려 이 상황을 헤쳐나갈 병기가 된 거죠."
8일 만난 배재훈 에이치엠엠(HMMㆍ옛 현대상선) 사장의 목소리엔 의외의 담담함이 묻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증유의 경제위기로 경영정상화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다.
그는 코로나19를 돌파할 최종병기로 세계 3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 지난달 1호선(HMM알헤시라스호)을 시작으로 순차 도입할 12척의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일컫는 단위)급 초대형선을 꼽았다. 해운동맹으로 안정적인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한편, 저비용-고효율 구조의 신조선을 통해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8일 첫 2만4000TEU급 선박인 알헤시라스호의 명명식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참석했는데, 문 대통령이 특별히 당부한 사안은 없었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당부하셨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이번 정부 들어 수립됐고, 이에 따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설립돼 해운재건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이번 2만4000TEU급 선박의 취항은 그 가시적인 첫 결실인 셈이다. 회사를 빨리 정상화 해 해운재건을 이끌어달란 주문 아니겠는가.
-연초부터 해운시장에 코로나19의 여파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 상황은 어떠했나.
▲중국발 물동량이 40%가량 줄면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때그때 잘 대응해 선방한 편이다. 이를 위해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면서 매일 유가, 운임, 환율 등을 점검해 왔다. 집무실에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비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즉시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실제 이날 들러본 배 사장의 집무실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화물, 각종 해운 관련 지표가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앞으로가 더 문제란 우려가 크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올해 전 세계의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12%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는 등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향후 업황이 낙관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모두 셧다운 상태인데 정상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만큼 컨테이너 물동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2분기이후에도 V자(字) 반등이 나타날지, U자 반등이 나타날 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연초 올해 3분기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상황은 어떤지.
▲낙관적이라기보단 돌파를 해 나가야 할 상황이다. 다행히도 2분기 들어 각 해운동맹들은 계선(선박의 가동을 줄이기 위해 운항을 일시 정지시키는 것) 등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글로벌 선사들은 불황이 와도 선복을 유지ㆍ확대하면서 독점을 강화했는데, 이젠 글로벌 선사들도 그런 극단적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 선복을 조절해 운임을 유지하는게 무한경쟁을 벌이는 상황보다 낫다.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인데 충분한 화물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크다.
▲이번에 도입한 2만4000TEU급 선박은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경쟁력과 친환경성을 갖춘 배다. 이 배가 없었다면 해운동맹 가입도 어려웠을 거다. 어떤 면에선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디 얼라이언스 체제에선 4개 회원사(HMM,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가 선복을 나눠쓴다. 그만큼 부담도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 1년간 한진해운 출신들을 적극 영입, 배치했다. 성과는.
▲항상 온고지신(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앎)을 생각한다. 기존 현대상선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 한진해운의 강점도 닮아가야 한다. 현재 직원 1200여명 중 200여명이 한진해운 출신이며 컨테이너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박진기 부사장도 한진해운 출신이다. 대일관계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 박 부사장 등 한진해운 출신 직원들의 일본 해운사 ONE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월히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속에서도 선방한 것은 이런 배경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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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의 소회와 향후 목표는.
▲정신없이 달려오는 와중에도 임직원들의 협조로 대과없이 여기까지 잘 왔다고 본다. 남들이 다 어려운데 우리라고 다를순 없지만, 위기 속에서도 우리(HMM)의 원가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시기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려우나, 코로나19 사태란 위기를 넘어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뤘으면 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예정이다. 최근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인 '뉴 가우스 2020'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게 이 차원이다. 이밖에 에너지 전환 장비 관련 사업, 건화물선(벌크) 비중 확대 등도 검토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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