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이란 말 안나오게 하겠다"…창립 82년만에 무노조 경영 공식 폐기
"시민사회와 언론의 말 경청하겠다"…준법감시위 활동 보장
"의료진·자원봉사자들·시민에게 무한한 자긍심 느껴…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삼성 만들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무노조 경영,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무노조 경영,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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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기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은 그간의 경영권 승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고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승계를 언급하는 게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맘 속에 두고 싶었지만 외부에 밝히길 두려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향후 경영권 문제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으며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회사 가치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두고 “경쟁은 더 치열하고 시장의 룰(rule)은 급변하고 있다”며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 모셔와야 한다.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며 “그게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영권 승계 관련 발언 이외에도 이 부회장은 삼성이 창립 이후 82년동안 지켜온 ‘무노조 경영’을 공식 폐기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 노사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삼성은 노사문제에 관해 시대에 부응을 못했다"며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 재판 중인데 책임을 통감하며 삼성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 받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며 노동 3권 확실히 보장하고 노사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이 그간 시민사회와의 소통 부족을 겪고 있다는 준법감시위의 지적에 대해서도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고,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자세로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한걸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의 활동을 계속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고, 준법이 삼성에 확고하게 뿌리내리게 하겠다”며 “제 재판이 끝나도 삼성준법감시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며 그 활동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초부터 겪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이 부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근 2~3개월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절실히 느꼈다”며 “목숨 걸고 생명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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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뒤돌아보게 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며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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