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는 안 물어요" 반복되는 개물림 사고, 해법 없나
반려견 안전조치 소홀로 개물림 사고 매해 증가
일각에서는 문제견에 대해 안락사 주장도
전문가 "어떤 기준으로 안락사할 것인지 등을 규정하는 기준 필요"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부산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 나온 불도그 2마리가 이웃 주민을 무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당시 불도그 2마리는 모두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그중 한마리는 목줄조차 없었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은 허벅지에 큰 부상을 당해 석 달째 치료받고 있다.
개물림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경우까지 있었으나, 일부 견주들은 여전히 반려견에게 입마개, 목줄 등을 착용시키지 않아 안전조치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여러차례 개 물림 사고를 일으킨 반려견에 대해서는 공격성 평가 등을 거쳐 안락사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5일 SBS '8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 한 아파트 단지 안 공원에서 푸들을 품에 안고 있던 여성 A씨가 불도그 두 마리에게 공격당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 속 A씨는 자신의 반려견인 푸들을 안은 채 쫓아오는 개들을 피했으나, 불도그들은 A씨의 뒤를 쫓아가며 공격했다. 개들은 푸들을 향해 짖어대며 바닥에서 뛰어오르기도 했다.
A씨는 "(개들이) 올라가서 점프해서 사람을 물더라. (그래서) 미친 듯이 달렸다"면서 "강아지를 한 손에 안고 막 달렸는데 허벅지 같은 경우에는 물고 안 놓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피해자는 허벅지에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개들에게 물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로 인한 신고 접수는 2016년 1019건, 2017년 1046건, 2018년 1962건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반려견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견주는 반려견 안전관리 위반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다치게 했을 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반려견의 목줄과 입마개 착용 또한 의무화됐다. 다만 입마개 착용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 등에 대해서만 의무화돼있다.
그러나 강화된 규정이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위협을 느낀 시민이 반려견 목줄 미착용 건을 경찰에게 신고해도 개 주인이 현장을 떠나거나 단속을 거부하면 강제로 과태료를 부과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2년째 키우고 있는 직장인 김모(26)씨는 "목줄하지 않고 다니는 강아지들을 볼때마다 식은땀이 난다"면서 "강아지가 놀라서 차도로 뛰어들 수도 있고 자칫 하다간 사람도 물 수 있는데 이게 방치가 아니면 뭐냐"고 말했다.
이어 "목줄을 하지 않는 반려견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사건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같은 반려인이지만 목줄을 하지 않는 견주들을 이해할 수 없다. 벌금정도로 끝날게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여러 차례 사람을 공격했던 개에게는 안락사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폭스테리어가 3살배기 여자아이를 물어 끌고가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동물훈련사 강형욱씨는 "주인은 개를 못 키우게 하고 개는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개가 경력이 많아 이사람 저사람 아이를 많이 물었다"며 "분명히 이 개를 놓치면 아마 아이를 사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저분(주인)은 개를 못 키우게 뺏어야 한다"며 "저 개는 다른 사람이 키워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안락사를 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또한 여러차례 개 물림 사고를 일으킨 반려견에 대해서는 공격성 평가 등을 거쳐 안락사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물림 사고를 단순하게 보면 안 된다. 사고가 어떤 정황에서 일어났는지 파악한 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개물림 사고를 일으킨 개를 바로 조치한다는 것은 위험한 논리다. 어떤 기준으로 안락사할 것인지, 개의 공격성은 어떠한 지 등을 규정하는 세심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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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맹견 교육은 1년에 한번 씩 의무화 돼있으나, 강도가 약한 게 현실"이라며 "좀 더 강력한 교육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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