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자의 눈]정부가 두산중공업을 지원하는 이유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사진제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사진제공=두산중공업)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계속된 석탄발전에 대한 고집으로 미래 투자를 게을리해 온 두산에너빌리티 에 아무 조건 없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원의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특정 기업의 경영 실패로 인한 부담을 사실상 전 국민이 나눠 지도록 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 "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산업은행을 전망 없고 재무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석탄화력 사업에 묶어두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국책은행들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대해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등 국내외 환경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개별 기업의 경영난에 왜 공적 기금을 들여야 하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선 에너지업계는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을 개별 기업의 실책이 아니라 정부의 실책과 맞물린 비극으로 본다. 정부의 금융지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책은행의 첫 대기업 지원 사례다. 정부가 항공·정유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다른 기업보다 우선해 두산중공업을 지원키로 결정한 배경 중 하나는 자칫 두산중공업이 무너질 경우 비난의 화살이 정부로 쏟아질 것을 우려한 측면이 크다.


정부가 2015년에 세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8조2600억원 규모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사업이 중단된 뒤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액은 급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9조원대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1000억원대로 줄었다. 정부 정책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꼭 공적 자금으로 구제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정부의 책임 있는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두산중공업 협력사들의 일감은 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 고사 위기에 처했다. 두산중공업이 창원 생산의 15.4%나 차지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협력사만 3000여곳이나 되는데, 이 기업들에 직간접으로 고용된 10만여명의 앞날도 어두워졌다. 정책 실패에 지역경제 붕괴, 협력업체 도산과 고용난 등의 책임소재가 정부에 추가로 붙는다.

두산중공업은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탈석탄' 중심의 경영 쇄신도 병행하고 있다. 30일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부사장)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를 비롯해 수소, 3D 프린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재무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에도 정부에 탈원전(에너지 전환) 정책 집행 속도를 높이라고 독려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경영난에 빠진 기업과 협력업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한 결정을 '탈원전 안 지킨 기업 도와주기'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 비판이 아닐까.


[기자의 눈]정부가 두산중공업을 지원하는 이유 원본보기 아이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송파구, 포켓몬과 함께 지역경제 살린다 [포토]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 반영 '약값 상승'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 '다시 일상으로'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