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式 혁신 탄력받는 현대차…'스마트 모빌리티' 가속도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분야 리더십 강화에 공들여
글로벌 車 수익성 개선·지배구조개편은 해결해야 할 과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도 현대자동차그룹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1999년부터 유지해온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성장세가 꺾인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수익성을 지켜내는 동시에 미래 산업구조 재편에 대비하는 등 굵직한 과제들을 추진해야 하는 가운데 주요 의사결정에서 한 발 물러난 정 회장의 빈자리까지 채워야 하는 책임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해부터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의 주요 현안을 챙겨온 만큼 큰 혼란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만 82세인 정 회장은 2018년 이후 이사회 참석도 하지 않는 등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미 정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차그룹의 지휘봉을 넘기는 과정도 상당부분 진행됐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주총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총을 기점으로 '정의선 체제'가 공식화된 만큼 정 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사업 분야 리더십 강화 및 회사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20조원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기술 역량 확보에 투입한다. 기아차 역시 '플랜(Plan) S'를 통해 같은 기간 총 29조원을 투자해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과감한 전환을 이루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차는 정관을 변경, 사업 목적에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현재 '각종 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돼 있는 부분도 '각종 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고쳤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올 한 해를 2025 전략 실행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등 3개사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배경엔 미래 자동차 경쟁력 강화를 향한 의지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면서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정의선식 혁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018년 추진하다 실패한 지배구조개편도 정 수석부회장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지배구조개편 추진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었던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모두 팔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다시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앞서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암초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 수석부회장 역시 지배구조개편에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기조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도 있다. 글로벌시장을 덮친 코로나19라는 초대형 악재를 얼마만큼 잘 극복해내느냐가 그룹 1인자로서 정 수석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첫 시험무대로 떠오른 상황이다. 실제 이날 주총에서도 한 주주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관건은 주요 자동차시장의 판매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이후 그 피해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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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잔업 및 특근에 합의해 빠르게 생산 회복에 나설 경우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사장은 "올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고 권역별 경영 환경에 따라 판매전략을 차별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며 "신규시장 확보를 위한 반조립제품(CKD) 사업 확대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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