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임금체불 1.7조 역대 최대…올해는 더 치솟을 듯
2년 연속 역대 최대치 경신…제조, 건설업 순
코로나19 여파로 임금체불 건수 늘어날 가능성
고용부 "올해 임금체불 신고 5~6월 이후 폭증"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1조7217억원. 지난해 임금체불액이다.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임금체불액이 지난해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5~6월 이후 임금체불 건수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19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21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1조6472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5794억원), 건설업(3168억원), 도ㆍ소매 및 음식ㆍ숙박업(2484억원)의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 5456억원, 5~29인 7126억원, 30~99인 2843억원, 100~299인 1010억원, 300인 이상 75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임금체불이 발생한 근로자 수는 34만5000명에 달했다.
올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임금체불 우려가 더욱 높다. 이미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직원들에게 제때 임금을 못 주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셔틀버스 운전사로 일하는 박모(59)씨는 "운수업체 측이 월급을 '2월 말에 주겠다' '3월 말에 주겠다'라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개강일이 연기돼 '강제 휴직'까지 당하는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 참다못한 그는 자신처럼 월급을 받지 못한 동료 5명과 함께 임금체불 신고를 하기 위해 전날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았다. 박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임금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용부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임금체불 신고 건수가 오는 5~6월 이후 폭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금체불은 경기 악화가 시작되고 수개월 후부터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개선지도과 관계자는 "월급이 밀린 근로자들은 대부분 '조금만 기다려달라'라는 사업주의 말을 믿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임금체불 신고를 한다"고 했다.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도 경기가 악화하고 나서 3~6개월 후에 임금체불 신고 증가세가 나타났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5~6월 이후에 임금체불 사건이 폭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30인 미만 영세ㆍ중소기업들에서 임금체불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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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사업주 대신 국가가 체불임금을 지급한 체당금액은 전년보다 약 860억원 늘어난 4599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금액이다. 체당금 재원은 임금채권보장기금으로, 사업주가 매월 부담하는 산재보험료에 포함돼 있다. 한계기업에서 발생한 체불임금 부담을 성실 사업주들이 떠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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