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하 타이밍, 지금이 적기…시차두고 효과 나타날 것"
한은, 12년 만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이주열 "코로나19 영향, 예상보다 크고 빨라…성장률 전망치 달성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금리인하 타이밍은 지금이 훨씬 적기"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후 '실기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 통과를 하루 앞두고 있고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분위기가 형성된 지금이 금리인하 효과가 더 큰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판단해도 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선 금리를 내리는 것보단 취약부문에 대한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미시적·선별적 대책이 효과적이었고, 그 때 금리인하를 했다면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폭 인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단숨에 0%대로 떨어졌다. 한은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17일부터 적용된다.
한은의 전격 금리인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심각하게 봤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속도와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는 크고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감에 따라 영향도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며 "영세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이 어려움을 이겨내려면 그들의 차입비용을 큰 폭으로 낮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전망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1%)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그 숫자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전망은 현재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가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언제쯤 진정될 것이냐는 것이 전제돼야 전망이 가능하기에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난번 봤던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고 부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며칠 사이에 금리를 150bp(1bp=0.01%포인트)나 인하하며 0% 금리 정책을 쓰기로 한 것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완화 조치를 단행하며 공조를 단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시장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이 총재는 이 부분에 대해 코로나19가 보건위기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통화정책은 보건위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며 "금리조정 효과가 제약하는 여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정도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것이란 믿음이 형성된다면 그때는 시차를 두고 금리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하시 부동산 시장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위축이 높아졌고, 국내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는 상황이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경제활동이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땐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걱정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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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데, 실효하한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주요국 정책금리의 변화 등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라며 "한은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달 정례 금통위는 예정대로 4월 9일에 열린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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