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테이블 손님에 고맙다 울먹인 식당 사장…코로나 쇼크 6개월 간다 "살려달라 청원"
닐슨 "코로나 쇼크 6개월 이상…식당·커피전문점 타격 크다"
외식산업연구원, 5차 조사 결과 "95.2%, 고객감소 응답"
대출 지원도 쉽지 않아 발동동…휴업서 폐업의 길로 막막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3일 오후 남대문의 한 백반집. 식당 사장은 오랜만에 마주한 손님에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반찬을 좀 더 달라는 손님 말에 그는 "뭐든 다 드리겠다"고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너무 많이 줬다는 손님 말에 그는 "오래되면 버릴 음식"이라면서 "배부르게 먹어주면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장 이모씨는 "진짜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면서 "이 시국에 들른 것 만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인근 가게 여러 곳이 휴업에 들어갔는데, 아직은 버티고 있다"면서 "이 상태로 한 달 버티기도 끔찍한데 6개월을 어떻게 견딜지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종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지난주부터 '임시 휴업' 공지를 붙여 놓고 영업을 중단했다. 방역을 하고, 단골들에게 방역을 했다는 사진까지 찍어서 보냈지만 찾는 이는 없었다. 그는 "10년 직장생활을 한 후 큰마음을 먹고 지난해 여름 차린 카페인데 1년도 안 돼 이 지경까지 되니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임차료도 걱정이지만 온종일 문을 열어 놓는 것도 못 할 짓 같아 잠정 휴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가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커피전문점, 식당 등 외식업종 타격이 가장 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며 외출 및 외식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대표적 외식 시장인 프랜차이즈 업계가 감소세를 겪고 있다. 특히 전국 기준 카페에서의 결제 건수는 16%,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의 경우, 39% 하락했다. 주식 개념인 햄버거, 치킨, 피자 등의 먹거리보다는 카페와 같은 비주식 업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2020년 7주차 대비 8주차).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차례 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외식업체 고객 감소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3월3일부터 6일까지 4일간에 걸친 조사에서 외식업체 중 95.2%에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4차조사에서 고객 감소율은 59.2% 달했다.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 중 95.2%가 1차 확진자 발생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지난달 18일~21일까지 진행한 3차 조사에서는 고객 수가 32.7% 감소했다. 지난달 11일~14일까지 진행한 2차 조사에서는 3주간 고객 수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음식점이 83.0%로 조사됐다. 지난달 4일∼7일까지 진행한 1차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85.7%가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확진자 발생 후 고객 수 감소율은 평균 1차 29.1%, 2차 26.1%, 3차 32.7%, 4차 59.2%, 5차 65.8%로 조사됐다"면서 "대구 31번 확진자 발표 시점인 2월18일 이후 외식이용률이 현저히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동의 한 백반집은 폐업을 고민 중이다. 사장 이모씨는 "하루 수익이 5만원 밖에 나지 않아 서빙 담당 아르바이트생도 내보냈다"면서 "손님 한 테이블 받은 후에는 또 소독에 신경을 써야 해서 당분간 문을 닫을 생각인데 결국에는 폐업할 것 같다"고 전했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사실 대출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다. 신용보증재단이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을 위해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신청이 폭주해 상담을 받기까지만 한 달 반이 걸린다. 대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원 대출을 신청했는데 1주일 넘게 전화를 받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면서 "창업할 자금이 부족해 은행 빚을 냈는데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황에서 이자를 갚는 것도 너무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청와대에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편의점을 운영한다고 밝힌 글쓴이는 "코로나19 같은 재해가 왔을 때 가맹점주들의 최저생존을 보장해주는 지원이 진정한 상생대책이라 생각한다"며 "지금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코로나19 위기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몇 프로의 특별 배분율이라도 지원해준다면 가맹점주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경영주들과 열린 토의를 통해 가맹본사와 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프랜차이즈 가맹업체 특별 상생안을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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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유추해보면 코로나19 관련 여파는 6개월 이상 지속할 전망으로 향후 거시적인 경제 지표 불안정과 소비재(Fast Moving Consumer Goods·FMCG) 시장 위축,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소비 행태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외부 활동 관련 소비 행태 위축은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 지역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소비자를 점점 언택트(Untact) 홈(Home)족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소비위축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중·단기적 차원의 대응 마련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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