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리' 숙명여고 교무부장·조국 부부, 공통 분모 속 다른 전개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3년형을 확정했다. 한국사회의 비뚤어진 교육열이 낳은 상징적 사건 하나가 매듭지어진 것이다.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과도 맞닿아 있다. 두 사건 모두 '잘못된 자식사랑으로 부모가 저지른 교육 비리'라는 공통 분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사건은 죄질에서 차이가 있다. 형사 사건 재판에서 판단 근거가 되는 증거 또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르다. 재판 전개 양상 자체가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 크다는 의미다. 현재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12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가 유죄 판결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였다. 현씨가 교무실 금고에 보관된 학교 시험문제와 정답을 쌍둥이 딸들에게 유출해 숙명여고의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골자다. 현씨 범행으로 하위권 성적이던 이 학교 2학년 쌍둥이 딸들은 2018년 7월 각각 문과ㆍ이과 교내 시험에서 동시에 전교 1등에 올랐다. 이 사건 재판은 물증 등 직접 증거가 없고 '쌍둥이 딸 성적이 공교롭게 똑같은 시기에 급격히 상승했다' 등 정황 증거뿐이었다. 앞선 1ㆍ2심은 이런 정황 증거가 검찰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한다며 유죄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같이 판단한 원심 판결에 대해 법리적 오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유죄를 확정했다.
조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입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혐의도 여러 개인데, 이 가운데는 현씨와 같은 업무방해도 있다. 우선 아들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예정서를 허위로 발급 받아 한영외고에 제출한 혐의다. 해외대학 진학 준비를 위해 수업에 빠진 아들의 출석을 인정받으려고 허위 인턴예정증명서를 발급받아 한영외고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의 경우 아들이 재학한 미국 조지워싱턴대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도 받는다. 아들로부터 온라인 시험 문제를 넘겨 받아 나눠 풀어 조지워싱턴대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검찰 측 공소사실이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이 같은 혐의로 작년 12월 기소됐다. 현씨 사건과 달리 증거가 충분해 혐의 입증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검찰 측 입장이다. 특히 형사 사건 증거는 사람의 말인 인적 증거와 도구 등 물적 증거로 나뉘는데, 조 전 장관 부부의 업무방해 건은 양쪽 증거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숙명여고 교무부장 재판은 직접 증거가 없어 정황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지만 조 전 장관 부부 재판은 물증이 있어 효력 인정 여부에 따라 전개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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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포함된 조 전 장관 부부 사건 재판은 오는 20일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다만 업무방해 외 다른 혐의가 받아 이 사건이 결론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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