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코로나19 경제 악영향 줄이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경제에 경보를 울리고 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 위기의 단초가 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처음이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금융 위기는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다. 우선 코로나19는 금융 위기처럼 금융 시스템이 망가져 신용경색이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확장적 재정 정책 등 총수요 진작을 위한 경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편 코로나19는 금융 위기보다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10만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견됐고 사망자는 4000명에 이른다.
지난주 이코노미스트지(誌)는 비전문가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코로나19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아무런 대응이 없을 때 한 감염자가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수인 기초감염재생산수(Basic reproductive ratioㆍR0)는 2.0~2.5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전 세계 인구의 25~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방역은 실제감염재생산수(R)를 R0보다 낮출 수 있다. 효과적인 방역이 감염자를 크게 줄인다. 한편 방역 대응으로 늘어난 비감염인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유행병이 소멸되는 시간은 지체되나 R를 낮출수록 시간을 벌어 방역 시스템이 더 잘 대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감염인구를 줄인다. 따라서 방역은 R를 최대로 낮추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경제활동을 제약한다는 점이다. 총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여행, 숙박, 요식업 등 서비스 관련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방역이 R를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한다면 경제 전반에 걸쳐 생산활동까지 둔화돼 경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수출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 사슬이 훼손돼 이미 생산활동에 장애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기업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주요 항구 물동량은 예년에 비해 20~25%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차원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 서로 긴밀히 연결된 세계에서 한 나라가 극복한다고 해서 경제도 곧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바이러스 수출국이 언제든 수입국으로 바뀔 수 있으며 바이러스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연속해서 확산한다면 결국 글로벌 공급 사슬은 와해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는 620억달러 규모의 패키지를 약속했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도 협력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 2008년 당시 주요 20개국(G20)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공조가 자국우선주의에 무릎을 꿇은 지 오래다. 국제 공조가 취약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생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우리나라의 방역 성과를 코로나19가 제대로 극복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방역 일선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게 진정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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