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코로나19,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하나
잠시 회복 조짐을 보이던 한국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 축소와 외출자제로 인한 소비의 급격한 위축으로 유통ㆍ항공ㆍ숙박 등 서비스 산업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글로벌 가치사슬 노출도가 높은 제조업 타격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중국에 위치한 공장 휴무 장기화에 따른 부품 수급차질로 국내 공장이 부분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 산업을 제외할 경우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품 및 소재 조달 차질과 글로벌 교역 위축 등으로 대부분의 제조업이 타격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 대중국 노출도가 높은 IT, 운송장비, 기계 등의 피해가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은 유통업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의한 임시휴업 매장의 매출손실, 해외 입ㆍ출국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 타격, 집합시설 기피로 인한 백화점 및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의 영업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ㆍ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 그 중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항공업 역시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 수) 중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노선 감축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와 국내외 여행 기피에 따른 예약취소로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부진으로 인한 화물 물동량 감소도 업황에 부정적이다. 특히 일본(불매운동)과 홍콩(정치불안)에 이어 중국 노선마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온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 등 숙박업도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충격이 매우 클 전망이다. 외출 및 이동자제로 호캉스(호텔+바캉스)족으로 대표되는 내국인 숙박객의 감소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으로 각종 행사 및 모임이 취소되면서 예식장ㆍ식당 등 부대시설 매출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3성급 이하 호텔의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중소형 면세점, LCC, 3성급 이하 호텔은 공통점이 있다. 한류 바람과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최근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라는 것이다. 시장에 진입한 초기만 하더라도 이들은 특혜 의혹이 불거질 만큼 승승장구 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간 내 과다한 진입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들은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게 됐다.
최근 코로나19는 일종의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구조적인 공급 과잉으로 이번 사태가 없었더라도 후발주자의 실적악화는 계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CC, 면세점, 숙박업체 등에 대한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단편적인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업계 구조조정이 동반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