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환자 84명…진단·치료 한계절감
개학 미루고 공공기관·응급실은 폐쇄
음압병상 88개 불과…이미 꽉 찬 수준
권영진 시장 "감염 방지 역부족" 호소
경제도 직격탄, 농수산물시장 일부 폐쇄

과부하 걸린 '거대병동'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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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구)=이정윤 기자] 21일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 추가되면서 사실상 대구는 거대한 전염병동을 방불케 하고 있다. 누적 환자가 84명에 달하는 단일 지역으로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한 데다, 일부 선별진료소에서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틀을 기다려야 하는 등 방역 시스템도 한계에 이르러 전염병 방어 체계가 허덕이는 상황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는 개학을 연기했고 공공기관과 시장, 병원 응급실도 폐쇄되면서 대구는 혼란에 빠졌다.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초기 상태부터 전파력이 강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최대한 일찍 찾아내 격리한 후 재빨리 치료하겠다는 게 보건당국의 구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ㆍ경북지역의 선별진료소는 61곳(보건소 포함)으로 이 가운데 56곳에 검체채취가 가능하다.

◆진단 받는 데만 이틀 걸려 '과부하'= 신천지교회와 연관된 환자가 잇따르면서 시민 사이에선 공포감이 번졌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가 급증했다. 3주 전에 베트남을 방문했다 전일 대구의료원을 찾은 석진동(38)씨는 "기침과 가래가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면서 "1시간30분가량 기다렸는데 아직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의 경우 2~3일은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전일 통화에서 "이미 예약이 차서 검사가 불가능하다"며 "대기자가 많아 며칠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31번 환자가 검사를 받은 수성구보건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지역에 선별진료소 8곳을 추가하는 한편 공중보건의사 24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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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병상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나 의심환자를 격리할 때는 병실 내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한 음압병실이 필요하다. 대구ㆍ경북의 경우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15개, 민간보유분 등까지 더하면 88개에 불과하다. 국가지정 음압병상 가동률을 전국 단위로 보면 아직 3분의 1 정도만 쓰고 있는데 대구(87.5%)ㆍ경북(100%)은 이미 꽉 찼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 앞서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군의료 인력 등 공공인력을 투입하고 자가격리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임시보호 시설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개학 미루고 공공기관 폐쇄= 대구시교육청은 20일 유치원 341곳과 초ㆍ중ㆍ고ㆍ특수학교 459곳의 개학을 다음 달 2일로 예정됐던 것을 일주일 미뤘다. 이날 대구에서는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아동 감염 우려가 퍼졌다. 때문에 시교육청은 교육기관 내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개학을 연기했다. 질병 등의 이유로 시 전체 교육 기능이 마비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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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시민들의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공공시설을 폐쇄됐다. 대구시는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을 휴관하고 도서관 70여곳도 문을 닫았다. 이는 대구에서 언제, 누구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될지 모른다는 지역전파가 나타나 시민들의 바깥 외출을 최대한 자제시키기 위한 조치다. 권영진 대구 시장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방역 대책으로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시민들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일상생활에서 꼭 마스크를 착용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공시설 외에 대형 시장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이곳에서 근무하던 2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일부 점포를 폐쇄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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