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일랜드 총선에서 민족주의 좌파정당인 신페인당이 최대 득표를 얻으면서 사실상 양당제를 깼다. 과반 정당이 없는 가운데 만년 3위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뗀 신페인당은 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9일(현지시간) 아이리시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의 첫번째 선호 후보에 대한 개표 결과 신페인당이 24.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야당인 공화당이 22.2%로 그 뒤를 이었고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은 20.9%로 3위에 그쳤다.

아일랜드 총선은 이양식 투표제(STV)라는 비례대표 형태의 선거로 진행돼 유권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부터 순서를 매기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날 개표가 마무리된 것은 첫번째 선호 후보 부분이며 향후 추가로 개표가 더 이뤄져 최종 결과는 10~11일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개표 결과로는 아일랜드 하원 의석 160석 중 77석이 채워졌으며, 이 중 29석이 신페인당 소속이라고 아이리시타임스는 보도했다.


신페인당 과거 북아일랜드 내전 당시 테러와 암살 등 폭력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으로 출발한 정당으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향하는 정당이다. 1987년 총선에서 1.6%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 정당은 2007년 6.9%, 2011년 9.9%, 2016년 13.8%로 득표율을 늘려갔다.

가디언은 "양당제에 지친 아일랜드 국민들이 신페인당을 주류로 찍었다"면서 높은 임대료와 노숙자 문제, 의료 서비스 약화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최근 커진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트위터에 "(신페인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면서 "공식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연정 구성과 관련해 모든 당과 논의할 계획이라며 각 당에 대화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유권자 4분의 1을 대표하는 신페인당을 배제한 대화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비민주적 행태"라고 지적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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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신페인당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다만 총선 결과 발표 이후 미홀 마틴 공화당 대표는 공화당과 신페인당 사이에는 정책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면서도 "지난 밤 사이 우리의 정책과 원칙이 바뀌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리오 버라드커 통일아일랜드당 총리는 "이제 아일랜드가 3당 체제를 갖춰 정부를 구성하는 일이 꽤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IRA와 과거 한통속이었던 신페인당과 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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