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쓰거나 부모님께 부탁
다자녀 엄마들은 '독박 육아'

어린이집 보내는 워킹맘들
"감염 불안하고 죄책감 들어"

경기도 고양시 한 유치원에서 학부모가 아이의 등원을 돕고 있는 모습.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한 유치원에서 학부모가 아이의 등원을 돕고 있는 모습.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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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정동훈 기자]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지현(39ㆍ여)씨는 10일부터 이틀간 연차휴가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20번째 확진자가 근무한 GS홈쇼핑이 지난 6일부터 직장 폐쇄되면서 문래동 인근 어린이집에 두 자녀를 보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전라남도 광주에 거주하는 친정엄마를 호출했었다. 하지만 주말에는 친정엄마도 집으로 돌아가야 해 결국 연차휴가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씨는 "지난주 GS홈쇼핑 소식 때문에 가정 어린이집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휴원하지 않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아이들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일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하면 아이 둘을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어서 걱정"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워킹맘(직장인 엄마)'들이 보육난에 시달리고 있다. 확진자가 거주하거나 다녀간 지역을 중심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등이 휴원에 들어가면서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게 된 것이다. 그나마 회사 연차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면 '천운'에 가깝다. 반면 많은 맞벌이 부부들은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놓고 감염 우려에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보육시설 휴원은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9일 가족감염이 의심되는 확진자 3명이 나온 시흥시의 경우 관내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해 이날부터 16일까지 휴원 명령을 내렸다. 다만 맞벌이 가정 자녀 등은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도록 했다. 시흥시 신천동에 살고있는 박경미(37ㆍ여)씨는 "오늘부터 시흥시 전체 어린이집 휴원 공고로 주변에서 난리가 난 상황"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꺼림직하다"고 전했다.


어쩔수 없이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워킹맘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녀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김선이(39ㆍ여ㆍ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남편도 나도 연차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아이를 직장 어린이집으로 데리고 출근했다"면서 "지난주 사내에서 의심환자가 나와 회사가 발칵 뒤집혔지만 그렇다고 이 방법 외에는 아이를 맡길 길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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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자녀를 둔 엄마들은 하루종일 독박육아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 둘의 엄마인 윤지(30ㆍ여ㆍ인천 송도)씨는 첫째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이 휴원하면서 육아 부담이 두배로 늘었다. 송도에서 확진자가 나온 지난 6일 이후 어린이집들이 16일까지 휴원에 들어가면서 열흘 넘게 두 아이의 육아 부담을 떠앉은 것이다. 윤씨는 "아이는 집에 틀어박혀 심심하는데, 감염 위험 때문에 키즈카페 같은 곳에 데려갈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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