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LA]교포들 "봉준호 '기생충', 한국보다 북미서 더 뜨거워요"
[로스앤젤레스=이이슬 연예기자]
“참 신기해요. 한인 교포들보다 로컬에서 더 관심을 가진 한국 영화는 '기생충'이 처음 아닐까요?”
LA(로스앤젤레스)는 1960년대부터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모여든 한인들이 한인타운을 이뤘다. 약 13만 명의 한인이 거주 중이며,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부터 쇼핑센터까지 한국의 유행이 빛의 속도로 번지는 곳이다. 현지에 거주 중인 한인들은 국내 개봉 후 천만 관객을 모으거나, 이슈를 몰고온 영화를 빠르게 접하고 LA 극장을 찾아 관람하고 있다.
‘기생충’은 어떨까. 8일(한국시간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만난 한인들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빅토리아 김(28) 씨는 “‘국제시장’이나 ‘신과 함께’ 등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는 챙겨보는 편이었다. 그런데 ‘기생충’은 우리도 아직 못 봤다. 신기하게도 미국 현지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봉준호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미국에서 정말 열풍이다. 미국인들이 영화를 보고 많이 놀랐다더라. 한국에서 체감하는 반응 그 이상이라고 장담한다. 이런 적이 있었나 싶다. 처음 느끼는 분위기다.”
LA 한인들은 ‘기생충’의 반응이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리(24) 씨는 “한국 언론에서 ‘북미에서 뜨겁다’고 보도하거나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 영화는 정말 핫(Hot) 할 때도 있지만 피부로 체감하는 온도가 다를 때가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생충’은 상상 이상으로 현지에서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박찬욱, 김지운 감독 등의 영화는 현지인들도 관심을 많이 갖지만,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편이었다”라며 “피부로 체감하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생충'이 가장 대중적이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오는 9일(한국시간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례적으로 아카데미 측은 ‘기생충’ 주역 전원을 초청했다.
이날 본식에 앞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최우식, 박소담이 봉준호 감독과 레드 카펫에 오른다. 더불어 편집상 후보에 오른 양진모 편집감독과 미술상 후보에 오른 이하준 미술감독, 각본상 후보인 한진원 작가, 그리고 홍경표 촬영감독, 장영환 프로듀서, 박민철 제작실장, 김성식 조감독 등 메인 스태프들이 미국을 찾아 오스카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
LA 한인들은 오스카 레드 카펫에 한국 영화인들이 오르는 일이 꿈같다고 입을 모았다. 준 킴(38) 씨는 “오스카는 할리우드 빅 이벤트다. 화려한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이 기간 할리우드는 축제를 준비하느라 늘 설렌다. 하지만 한국 영화인이 이 자리에 오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미국 현지에서 나고 자란 2,3세 아시아계 이민자가 아닌, 아시아 영화인이 레드카펫에 오른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이건 정말 충격적인 이벤트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북미 주요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며 “‘기생충’이 북미 현지에서 흥행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지난 10년간 빼놓지 않고 오스카 현장을 찾았다는 대니 정(33) 씨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큰 상을 받지 않을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카데미를 앞두고 현지 언론과 봉 감독의 행보를 보면 어느 정도 수상이 짐작 가능한데, 단순히 외국영화상 수상에 그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도 크다”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