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 여행의 꿈/박형준
수초에 걸려 흔들리면서
강물에 떠내려가는 익사체
그 위에 물새가 앉아 있다
썩어 가는 뗏목을 타고 물새는 먼 바다로 나갈 작정이다
구더기가 태어나면 구더기를 먹으며
태양이 뜨는 쪽으로
새는 고개를 들고 아침을 맞으리라,
흔들리며 떠가는 익사체 위에서
미동도 없는 자세가
슬픔조차 없는 태곳적 기억 같다
강물에 꽃을 던지며,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
축제가 열리는 꽃시장으로 몰려가고
강물에 밀려온 익사체의 입에서
꽃 더미가 한 움큼 쏟아진다
진창 속에서 형형색색으로 피어나는 꽃들,
살 타는 냄새,
물새 우는 소리,
강물에 막대기 같은 똥을 누는 사람 곁에서
강물로 천연덕스럽게 이를 닦는 사람,
삶이 꿈이라면
여기는 꿈이 삶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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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인도 관련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역시나 그 프로그램 또한 인도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그곳이 얼마나 숭고하고 정신적이며 경이로운지를 늘어놓는 데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뭄바이의 도비가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참고로 도비가트는 도비가 빨래를 하는 곳이고, 도비는 빨래를 업으로 하는 불가촉천민이다. 그곳에서 한창 빨래를 하고 있는 도비에게 진행자가 일이 힘들지 않느냐라고 상냥하게 물었다. 그런데, 웬걸, 질문을 받은 도비는 빨래를 획 내던지곤 “당신이 해 봐!”라면서 두 눈을 부릅뜨는 게 아닌가. 당황스럽고 뜨악했다. 그리고 이내 부끄러웠다. 차라리 “꿈이 삶”인 사람에게 우리가 심드렁하게 기대했던, 실은 당연한 듯 요구했던 대답이란 정말이지 얼마나 외설적이고 폭력적인가. 참담하지만 물론 이건 인도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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