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행 전세기' 동승한 조원태…'전문경영인 도입' 동의 조현아
조원태·反조원태 양측 모두 압도 못해…기관·소액주주 공략 가속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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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연합전선을 결성하면서 '반(反)조원태 연합군 대(對) 조원태'란 경영권 분쟁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양대 세력 모두 지분구조상 확고한 우위를 구축하지 못한 가운데, 50% 고지 선점을 위해 남은 일가족과 기관ㆍ소액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한진가 남매간의 분쟁이 자칫 총수 일가의 경영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CGI(17.29%), 반도건설(8.28%), 조 전 부사장(6.49%)은 지난달 31일 한진칼 지분 공동보유계약을 체결, 반 조원태 3자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로써 KCGI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32.06%로 확대됐다. 반 조원태 3자 연합군이 한진그룹의 최대주주가 된 셈이다.

반면 조 회장이 확보한 지분율은 20% 수준에 그친다. 본인(6.52%)과 그룹 관련 재단(4.15%)에, 우군으로 분류되는 사업파트너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까지 합산을 가정해서다.


여기에 아직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가세한다고 해도 조 회장의 지분율은 33.47%로 연합군과 엇비슷한 수준에 그친다.

◆과반 고지 선점 누가 먼저 = 구도는 뚜렷하지만 경영권의 향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양자 모두 확실한 우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의 최대 쟁점인 조 회장의 연임안을 가ㆍ부결시키기 위해선 양자 모두 과반수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


일단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공개적 입장 표명이 없는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움직임이다. 지난 연말 조 회장과 이 고문이 충돌한 '크리스마스 사태'를 미뤄볼 때 이들이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연합군 결성으로 그룹 경영권이 제3자로 넘어갈 수 있는 위기인 만큼 조 회장 편에 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과 달리 지난해 6월 한진칼에 복귀한 상태다.


그러나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진다 해도 지분율이 33% 수준에 머무는 만큼 역시 관건은 34%로 추정되는 5% 미만 기관ㆍ소액투자자의 향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한진칼 주주총회 참석률이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77.18%) 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 기관 및 소액투자자를 통해 10% 안팎의 추가지분을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가족 차원에서 외부세력인 KCGI의 손을 들어주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양 측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오는 3월 주총은 어느 쪽이 더 구심력 있게 주주들에게 명분을 제시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명분경쟁 심화…누가 이겨도 완승은 없을 듯 = 명분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조 회장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사태와 관련, 우리 교민을 위해 파견된 전세기에 직접 탑승하며 여론 형성전에 뛰어들었다. 조 회장은 당시 기자와 만나 "승무원들이 자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국가의 부름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응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진그룹 임ㆍ직원, 국민 여론 등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KCGI 연합군 역시 직접 경영에 나서지 않겠단 입장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내걸었다. 기업 지배구조 및 문화 개선을 목표로 건 상황에서 한진그룹을 위기에 몰아넣은 '땅콩회항' 사태의 장본인과 손 잡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컨대 국민연금의 경우 기업 지배구조개선이란 관점에서 연합군의 손을 들어 줄 수 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를 촉발했단 점에서 반대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서 "양자 모두 향후 위임장 대결 과정에서 치열한 명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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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계에선 누가 3월 주총에서 이기더라도 '완승'이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양 측 모두 독자적으로 확고한 우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라 언제든 갈등이 재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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