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총선 앞두고 車일자리 볼모
정부 지원 요구 2018년 GM '데자뷔'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프랑스 르노그룹의 2인자인 호세비센테 데로스 모조스 제조총괄 부회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회동을 놓고 일명 '일자리 청구서'를 내민 외국계 자동차업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조스 부회장과 오 시장의 만남은 부산시의 요청으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하지만 올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지나치게 기업의 노사 문제에 관여할 경우 외국계 자동차업체의 지원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모조스 부회장은 전날 부산 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현장 책임자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부산 공장의 파업률이 다른 공장과 비교해 5배를 넘는다면서 생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XM3 수출 물량 배정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XM3 수출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오는 3월부터 닛산 로그에 대한 위탁 생산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모조스 부회장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오 시장과의 면담에서 세제 혜택을 비롯한 부산시의 지원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조스 부회장이 신차 물량 배정을 조건으로 지원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 공장이 어려움에 빠지면 지역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치권에서는 르노의 요청을 그냥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방한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정부에 직접적으로 투자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고엔카 사장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 위원장과 일자리위원회의 이목희 부위원장 등을 만나 일자리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에는 추가 대출과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같은 외국계 자동차업체의 행보는 2018년 GM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그해 GM 경영진은 한국을 수차례 방문해 정부의 협조를 구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 중순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 들었고, 3월에는 부도 신청 가능성을 내보였다. 4월에는 구조조정의 데드라인을 언급해 결국 정부는 그달 말 한국에서 10년간 공장을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외국계 자동차업체의 행보는 '선거 3개월 전'이라는 GM의 행보와 일치한다. 또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고 해도 일자리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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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기업의 노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의 외부 압박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권이 기업의 노사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할 경우 자칫 총선 후 정부나 지자체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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