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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떠올리며 역경 헤쳐나갈 것"…'롯데 신화' 故신격호, 울산 장지로

최종수정 2020.01.22 11:37 기사입력 2020.01.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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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격호 명예회장 영결식
유가족,임직원 등 1400여명 참석
신동빈 롯데 회장 말에 장내 숙연
이홍구 前총리 "韓경제 개척자"
운구차, 롯데월드타워 돈 후 울산 장지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동주 SDJ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 하고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동주 SDJ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 하고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앞으로의 역경과 고난, 아버지의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습니다." 지난 19일 신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3일 연속 침통한 얼굴로 조문객들을 맞았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마지막 한마디에 장내가 숙연해졌다.


두 형제와 두 딸의 아버지이자 경영인, 일평생 한국과 일국을 오가며 두 나라에 롯데그룹을 일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오전 7시 시작된 영결식은 유가족과 롯데그룹 경영진, 외부 인사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5분가량 진행됐다.


신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와 차남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각각 영정과 위패를 들고 장내에 들어섰다. 고인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뒤를 이어 영결식장에 들어섰다. 장내가 정리된 뒤 명예장례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 씨와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이동하고있다.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 씨와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씨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이동하고있다.



이 전 총리는 "당신이 일으킨 사업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되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선각자이자 국가경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그 토양을 일군 개척자였다"고 회고했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명예장례위원장으로 선임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해 사회자가 추도사를 대독했다. 반 전 총장은 "창업주께서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 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 부흥과 산업 발전에 흔쾌히 나섰다"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했던 거목, 우리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 성장의 앞날을 밝혀주었던 큰 별이었다"고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추도사가 끝난 뒤 신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우리나라 기업가 중 마지막 창업 1세대 신격호 명예회장은 1921년생으로 한국과 일본을 매달 오가며 사업을 일궈낸 1세대 창업 경영인이다. 와세다대학교에서 화학과를 전공한 후 1948년 10명의 직원과 함께 일본에서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상사와 부동산, 물산, 유통 분야로 확장해 일본의 10대 재벌 기업으로 키웠다. 1965년 한ㆍ일 국가수교를 계기로 조국으로 돌아온 후 롯데그룹을 키워 재계 5위 그룹으로 일궈냈다. '맨손으로 일군 한ㆍ일 롯데 신화', '불패의 유통 거인' 등 수많은 수식어를 만든 장면들이 지나갔다.

22일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운구행렬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돌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2일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운구행렬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돌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가족들을 대표해 하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힘써오신 분"이라며 "저희 가족들은 앞으로 선친의 발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께서는 타지(일본)에서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셨을 때도 조국을 먼저 떠올리셨다"며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하신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을 배웠다"고 했다.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던 분으로 그 분의 땀과 열정을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신 회장은 헌화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는 귀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영결식 직후 신 명예회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량은 고인이 평생 숙원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엔 수천명의 조문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문객들은 신 명예회장을 '거인', '슈퍼맨', '전설' 등과 같은 단어로 평가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오너 2~4세를 비롯해 정치, 경제, 체육 등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이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진 뒤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두 형제,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15개월만에 재회하는 계기도 됐다. 장례 내내 두 사람의 거리는 여전히 떨어져 있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함께 내리고 장례 일정을 서로 상의하며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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