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유튜브 보여줘" 우는 아이 달래는 스마트폰 문제없나
스마트폰 최초 이용 시기, 만 1세 45.1%
스마트폰 중독, 발달 과정에 악영향
해외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제한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두 살배기 아들을 둔 김 모(33) 씨는 항상 스마트폰을 충전해둔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동요나 '뽀로로'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영상을 틀어주면 아이가 조용해지니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보여주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최근 TV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육아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바쁜 직장 생활과 고된 가사노동으로 육아에 집중 할 수 없다보니 스마트폰을 이용해 아이의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다. 전문가는 아이들이 지속해서 스마트폰에 노출될 경우,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모의 주의를 요구했다.
영유아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기는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 13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사용 실태 및 부모 인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만 12개월 이상∼6세 이하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률은 59.3%였다. 스마트폰 최초 이용 시기는 만 1세가 45.1%로 가장 높았고, 만 2세 20.2%, 만 3세 15.1% 순이었다.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연령도 전보다 낮아졌다. 7살 아들을 둔 A(35)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갔다가 집에 오면 바로 스마트폰만 찾는다"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금방 질려 하고 스마트폰만 찾더라"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해도 계속 울어서 결국 다시 줬다"며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해로운 건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부모들은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에 부정적였으나 자신의 업무를 보거나 아이를 달래기 위해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들은 자녀에게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여주는 이유로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31.1%), '아이를 달래기 위해'(27.7%), '아이가 좋아해서'(26.6%) 등을 꼽았다. 또 부모 중 절반(50.4%)은 '필요할 땐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된다'고 답했다.
6살 자녀를 둔 B(34) 씨는 "처음에는 아이를 달래려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게 했다. 그런데 요즘은 툭하면 휴대전화 달라고 짜증 내서 걱정이다"라며 "아이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아이의 고집을 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스마트폰 사용은 뇌가 발달하는 영유아 시기에 치명적이다. 영유아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의 화려한 색감과 빠른 변화에 지속해서 자극을 받아 과도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강한 자극이 좌뇌를 주로 자극해 우뇌 기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는 '우뇌 증후군'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뇌 발달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틱 장애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대만은 만 2세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2~18세 아이들이 스마트폰 등에 과몰입 증상을 보이면 부모와 보호자에게 벌금이 부과된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 또한 18개월 미만 아이는 디지털 사용 금지시키고, 19~60개월 아이에게는 디지털 기기 하루 1시간 내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는 부모의 올바른 훈육방법과 함께 영유아의 자기 조절력을 키워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대책, 그리고 언론의 역할' 세미나에서 전주혜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 연구원은 "영유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아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가정에서 습관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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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바른 훈육 방법을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무조건적인 스마트폰 사용 금지보다는 영유아에게 자기 조절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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