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리뷰]정부 "이란發 과도한 불안감 경계…실물경제 영향 없어"
한은 "유가 10달러 오르면 경상수지 90억달러 감소"
부동산 규제에도 가계대출 매년 60조원씩 늘어
정부살림은 암울…국가채무 700조원 돌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무력충돌로 이어진 미국과 이란간 갈등의 파장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합동대응반을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금융시장이 일단 진정된 만큼 정부는 과도한 불안감이 시장에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수출입 물량이 그대로라고 가정했을 때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경상수지가 9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해의 경우 유가 10달러 상승시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80억달러로 추정했는데, 유가의 영향력이 더 커진 셈이다.
◆홍남기 "과도한 불안감 경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미국과 이란의 갈등과 관련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실물 경제 부문에서도 직접적 영향이나 특이 동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상황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관련 정세와 시장 동향을 냉철히 주시해 차분하게 그러나 필요하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홍 부총리는 "모두 엄중한 인식과 대응자세를 갖출 필요는 있겠으나 지나치게 과도한 불안감을 강조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확고한 대비와 대응전략을 믿어주시고 각자의 역할에 차분하게 임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교민안전 대책반과 금융시장, 국제유가, 실물경제, 해외건설, 해운물류 등 5개 분야별 5개 부처합동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모니터링 중이다. 만약의 사태, 즉 원유ㆍ가스 수급 차질시를 대비해 정부ㆍ민간 비축유 방출 등 이미 마련돼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선제적이고 신속하게 발동할 방침이다.
◆한은 "유가 10달러 오르면 경상수지 90억달러 감소"= 이란 사태가 반영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개월만에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미ㆍ중 무역갈등과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던 경상수지가 약 1년여만에 개선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1월 경상수지는 59억7000만달러(약 6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직전해 같은기간(51억3000만달러) 대비 8억4000만달러(약 16%) 확대됐다. 한국의 수출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했던 2018년 11월 이후 약 1년만에 전년비 개선세를 보인 것이다.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556억4000만달러로, 한은이 예상한 2019년 연간 경상수지 570억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경상수지를 보면 적어도 적자전환에 대한 두려움은 가신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몇 달간은 추세를 더 지켜봐야 확실한 플러스 전환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긴 이르다. 상품수지 규모는 오히려 줄었고, 경상수지가 늘어난 데에는 기업들의 배당금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글로벌 교역 부진에 따른 수출입 감소세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진정되긴 했지만, 중동 사태 불안감으로 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갈 경우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란 사태로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오른다면 경상수지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수출·수입물량이 변함없다고 가정할 때 국제유가가 10달러 오르면 경상흑자는 90억달러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대책 무색…가계대출 매년 60조원씩 증가=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무색할 정도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1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3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연이어 쏟아진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는 해마다 60조원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6000억원 늘었다. 11월 증가 폭(4조9000억원)보다 주담대 증가 폭이 7000억원 가량 커졌다. 주택 전세와 매매 거래가 모두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월별 주담대 증가 폭은 2016년 11월 6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도 계속해서 확대됐다. 2017년 연중 은행 가계대출이 58조9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018년에는 60조8000억원, 지난해에는 60조7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연중 은행가계대출은 꺾이지 않고 매년 60조원대씩 늘어난 셈이다. 문 정부는 2017년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지난해 12·16 종합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아파트 거래 가격도 오르면서 12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상당히 컸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에 따라서 대출 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이런 대출규제들은 시차가 중요한데, 소유권 이전일 등 두 달 정도 시차가 있다. 9·13 대책 당시에도 두세달 이후부터 대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국가채무 700조원 돌파…암울한 정부살림=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00조원을 돌파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0여년만에 처음이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04조5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 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도 7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1∼11월 통합재정수지는 7조90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1∼11월 기준으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적자다. 이에 따라 연간 통합재정수지가 2015년 이후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정부는 통합재정수지가 1조원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목표를 지키기는 어려워졌다. 상반기 조기집행과 적극적 재정 집행 등으로 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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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세수입은 줄었다. 지난해 11월까지 국세수입은 276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3000억 원 감소했다. 국세수입 진도율도 93.8%로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수지 적자 폭은 상반기 조기 집행 및 적극적 재정 집행 등으로 2분기에 최대가 되고, 3분기 이후 지출 규모가 수입 규모 대비 점차 축소됨에 따라 적자 폭도 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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