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이후 1년 6개월, 구설 또 구설
직설화법, 돌출행보 이어져…은밀한 역대 대사들과 상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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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유독 설화가 잦은 강경파'.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세간의 평이다. 부임 후 1년6개월을 보내면서 '종북좌파' 발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관련 발언, 야당 의원에 대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으로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다. GSOMIA 종료와 관련해 내놓은 "실망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직접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한국군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언급했다. 7일 KBS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는 미국과 이란이 극한 대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는 발언을 보태기는 했지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교부가 즉각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가운데 주미 대사의 공개적 파병 언급으로 인한 여파가 작지 않을 전망이다.

부임 후 1년6개월 동안 그의 발언과 행보는 역대 주한미 대사들과 크게 다르다는 게 외교가의 판단이다. 본분대로 본국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점은 마찬가지였지만 역대 대사들은 전통적 외교 어법에 맞춰 드러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면 그의 발언과 행보는 거의 실시간으로 대중에 공개되고 있다.


◆부임 후 1년 6개월…어법ㆍ행보 구설, 또 구설= 종북좌파 발언의 경우 지난해 9월23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소속 여야 의원을 미 대사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돌출됐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치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피하거나 중립적 단어를 선택하는 통상적 방식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편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의 편향성 논란은 GSOMIA 종료와 관련한 언급을 통해 다시 불거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핵심 쟁점은 결국 한일 과거사 문제이고 이것이 경제적 문제로 확대됐다"면서 "큰 차이가 있다면 한국이 이 문제를 다시 안보영역으로 확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는 표현을 덧붙였다. 민감한 한일 외교문제에 대사가 언론을 통해 직접 논평을 해버린 셈이다.


발언에 이어 행보도 잇달아 구설에 올랐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한참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말 해리스 대사는 국회 정보위원장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직접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를 한국측이 내야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20여차례 했다. 이 의원은 "해리스 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를 반복한 것 같다. 수십년간 많은 대사를 뵀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당황하고 놀랐다는 심경을 밝혔다. 압박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태평양 사령관' 군 출신 대사= 일각에서는 해리스 대사의 직설화법과 돌출 행보의 배경으로 군인 출신 대사라는 점을 꼽는다. 그는 해군 참모차장과 합참의장 보좌관, 태평양 사령관을 지낸 일본계 미국인 최초의 해군 4성 장군 기록을 가진 인물이다. 전례 없는 그의 어법과 행보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군인이 아닌 대사의 신분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불필요한 논란은 대중의 공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 등 일부 반미 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참수 경연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해 이목을 끌었다. 앞서 10월에는 대학생들이 방위비 인상 압박을 비판하며 미국 대사관 담을 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저에 진입한 것은 30여년 만이다. 해리스 대사가 방위비 분담금의 한국 부담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여러 차례 밝힌 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에 해명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의원과의 대화는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공개됐다면서 "실망스럽지만 반론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종북좌파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그런 발언을 공석에서든 사석에서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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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庚子年) 새해 초부터 한국과 미국 사이에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긴밀하게 논의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 반발을 사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도 결론을 내야 한다. 북ㆍ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모두 예외 없이 시급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해리스 대사의 행보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동 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동 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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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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