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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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이란의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로 이란 핵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3차대전'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실제 이란이 핵을 보유해 미국과 전면전에 나서기는 힘들 것입니다."


정상률 한국중동학회장(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은 7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공격 살해 이후 긴장이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 이 같이 정리했다. 한국중동학회는 국내 대표적인 중동 정세 및 중동학 연구단체다.

정 교수는 전날 이란 정부가 핵협정 탈퇴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단순히 자국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의 살해에 대한 보복조치로 (탈퇴 카드를) 내민 것은 아니다"며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도 포석에 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의 핵협정을 먼저 탈퇴한 쪽은 미국이고, 이란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핵협정을 체결하자고 요구해오던 상황"이라며 "이란이 이번에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미국의 제재완화 등 유화적 조치가 있다면 핵협정에 복귀하겠다고 여지를 남긴 것도 협상 의지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란 핵협정은 오바마 행정부인 2015년 7월 타결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은 2018년 5월 탈퇴했다.

정 교수는 이란이 미국에 보복을 다짐한 것에 대해 예상보다 대응 수위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 속에 이란의 석유수출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민생고가 심화된 상황"이라며 "이란정부가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정도로 도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상황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휘발유가격을 50% 인상한 이후 민심이 폭발하며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최근 이란에서는 1979년 혁명 이후엔 상상도 못할 구호인 왕정복고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위대가 대놓고 '과거 팔레비 왕조의 샤(왕)가 돌아와야한다'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호메이니의 반지를 그려놓은 기념관이나 이슬람 종교학교들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고 정부군이 진압과정에서 1500명 이상 숨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민심이 상당히 와해됐고 이란정권은 위기에 놓여있다는 게 정 교수의 판단이다.


정 교수는 미국 역시 이란과의 전면전을 바랄 정도로 강한 대치를 원치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탄핵위기 등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환기 역할을 원하는 수준이지, 이란과의 전면전을 바라고 있진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12년에도 전 세계에 이란 핵위기가 고조되며 3차대전 시나리오도 나왔지만, 결국 2015년 이란과의 핵협정으로 일단락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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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이라크 내 대리전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난처한 것은 미국과 이란 중간에 낀 이라크"라며 "이라크는 현재 인구 60% 이상인 시아파 정파가 장악하고 있지만 과거 양국은 장기간에 걸쳐 전쟁을 치렀고, 인종도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라크 내 시아파 정파들이 이란과 손을 잡고 미국과 함께 전쟁을 벌일 만큼 친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이라크 내부에서 친이란 군사조직들과 친미 군사조직들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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