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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이트]이 악물고 고난도 액션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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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권상우

[라임라이트]이 악물고 고난도 액션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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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해보고 싶은 게 있긴 있어요. 몸이 정말 힘든 역할. 신체적으로 꽤 많이 단련돼 있어서 웬만큼 힘든 거라도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거든요. ‘챔피언(2002)’의 유오성씨처럼 진짜로 힘들게, 어디 나와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배우 권상우(43)가 2002년 9월 ‘키노’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바람은 17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 바둑과 주먹에 사활을 거는 귀수로 분한다. 무협 액션물에 가까운 복수극이라서 고난도 액션이 제법 많다.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 산사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바둑을 둔다. 구릿빛 복근에 힘 주고 상반신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권상우는 “절치부심했어요”라고 말했다.

“배우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다이어트했어요.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 단번에 나타나야 했거든요. 운동하면서 데피니션(몸의 체지방율을 낮춰 근육의 형태가 또렷하게 나타난 상태)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촬영하면서 저녁을 거의 먹지 않았죠. 산사 장면을 찍을 때는 물도 안 마셨어요. 다들 맥주 한 잔 마시러 갈 때도 혼자 헬스장에 가서 운동했어요. 삶은 고구마만 먹으며 허기를 달랬죠. 그 덕에 6㎏을 감량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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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노력은 액션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색깔은 천차만별이다. 부산잡초(허성태)의 부하(홍기준)와 골목에서 대결할 때는 무거운 긴장과 비정이 흐른다. 외톨이(우도환)와 주물공장에서 싸울 때는 비장미와 박진감이 넘친다. 권상우는 모든 신을 대역 없이 해냈다. 바둑 두는 장면도 프로 기사의 자문을 받아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영화에 다양한 바둑이 나와요. 속기바둑, 맹기바둑, 일색바둑…. 한 번 촬영할 때마다 열몇 수까지 외워서 둬야 했어요. 바둑판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죠. 그래도 실수가 나오더라고요. 바둑판에 돌을 놓다가 몇 번 미끄러져서 NG가 났어요(웃음).”

리건 감독은 바둑을 상세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배우의 표정 변화에 주목해 대국(大局)을 설명한다. 권상우에게는 액션만큼 힘든 도전이었다. 귀수가 감정 표현에 인색한 배역이기 때문이다.


“대사가 적어서 촬영 직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른 배역들은 성격이 뚜렷하잖아요. 그들보다 귀수가 평이하게 그려질까봐 걱정했죠. 특히 끝판왕인 황덕용(정인겸)과 바둑 대결이 그랬어요. 귀수가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얼굴을 그려야 했거든요. 영화가 잘 되려던 건지, 때마침 온몸이 다 젖을 만큼 심한 독감에 걸렸어요. 아침에 병원 가서 링거 주사를 맞고 며칠간 오한에 시달렸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나서 귀수의 감정 상태와 컨디션이 딱 맞아떨어졌어요. 리건 감독이 후반작업을 하면서 그러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편집에 손을 거의 대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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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신의 한 수: 귀수편’이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최근 드라마 ‘추리의 여왕’과 영화 ‘탐정’ 시리즈에서 친근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속마음은 어떤 변화를 갈구하던 참이었다. 새로운 동력을 준비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흥행에 실패한 과거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난달 개봉해 17만3520명을 모으는 데 그친 ‘두번할까요’도 그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다.


“열심히 연기해서 좋은 기억이 더 많아요. 결과야 많이 아쉽죠. 하지만 모든 작품이 잘 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배우의 삶이 영화 한 편으로 상처받고, 또 다른 영화로 치유하는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해요.”


7일 개봉한 ‘신의 한 수: 귀수편’은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어려운 액션 연기까지 척척 해내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강해졌다. 17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어떤 배우보다도 액션을 잘 할 수 있어요. 누구보다 빨리 뛰고 더 점프할 에너지가 있는데, 그동안 그런 작품을 못 만났을 뿐이죠. 이번 영화는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온 기회였어요. 이를 악 물고 하니까 무엇이든 되더라고요. 분명 잘 될 겁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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